감사원이 10일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해 본 감사를 시작했다. 감사원은 이날 오전 8시쯤 감사원 직원 5명을 방문진으로 파견, 소회의실 등에 자리를 마련하고 방문진 감사를 시작했다. 감사원이 방문진에 통보한 감사 인원은 총 7명으로, 이들은 오는 8월18일까지 방문진에 대해 본 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날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감사원 감사에 항의하기 위해 오전 8시40분부터 방문진 앞에서 항의 피켓팅을 진행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방송장악의 첨병, 감사원은 물러가라’, ‘국가기관 총동원한 방송장악 즉각 중단하라’, ‘감사원 앞세운 방송장악, 윤석열 정권 규탄한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한 시간여 동안 침묵시위를 진행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앞서 감사원은 국민감사청구 감사 실시 결정 이후, 자료 수집을 명목으로 방문진은 물론 MBC에 대해서도 감사 대상 사안과 전혀 상관없는 MBC 경영 관련 온갖 내부 자료를 요구해왔다”며 “MBC본부는 이번 감사가 ‘MBC 장악’이라는 정치적 목적을 위한 부당하고 위법한 감사라고 보고 있으며, 지금이라도 방송장악의 첨병 역할을 멈출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2월22일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의 심의 결과, 청구내용의 확인과 검토가 필요하다며 방문진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겠다고 지난 3월2일 밝혔다. 공정언론국민연대 등이 지난해 11월 ‘방문진이 MBC 방만 경영에 대해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며 국민감사를 청구한 데 따른 것이다.
감사원은 이들이 청구한 9개 항목 중 3개 항목은 기각하고 △미국 리조트 개발 투자로 인한 105억원 손실 관련자 문책 방치 등 관련 △UMF(울트라뮤직페스티벌) 수익금 지급 지연 등으로 투자손실 재발 우려 관련 △MLB 월드투어 선지급 투자금 회수 난항 의혹 관련 △MBC플러스의 무리한 사업으로 100억원 이상 손실 방치 관련 △MBC아트의 적자경영 방치 관련 △대구MBC의 사내 근로복지기금 과잉 출연 논란 방치 관련 등 6개 항목에 대해 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3월13일부터 3주간, 4월10일부터 3주간 등 두 차례에 걸쳐 10명의 감사원 직원을 방문진 사무실에 상주시키며 자료 조사를 실시했다. 현장 감사가 끝난 후에도 공문 등을 통해 방문진과 MBC에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김현 위원 단식 농성으로 배수진…방통위, 방문진 검사·감독 중단
한편 방통위가 방문진에 대한 현장 검사·감독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방문진은 감사원과 방통위로부터 동시에 감사를 받는 처지에선 벗어나게 됐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 6일 방문진에 대한 검사·감독에 착수, 방문진 법인 사무 전반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었지만 김현 방통위 상임위원이 단식 농성으로 배수진을 치면서 현장 감독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방통위는 애초 12일까지 자료 요청 등 예비 조사를 하고, 오는 13~19일 방문진 현장 검사·감독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다만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임을 고려해 현장 검사·감독을 중단하겠다고 밝혀, 향후 감사원 감사가 끝난 뒤 방통위 검사·감독이 진행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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