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경영평가단이 보도·시사교양 부문에서 MBC의 전략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보도·시사 프로그램의 품질과 영향력은 지난해 하반기 들어 눈에 띄게 개선됐지만, 프로그램의 질적 제고가 시청률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영평가단은 “어떻게 하면 양질의 프로그램을 시청자들이 많이 소비하게 할지, 시청자와의 연결강화에 대해 특별히 신경 써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내용은 방송문화진흥회가 지난 8일 승인한 ‘2022년도 문화방송 경영평가 보고서’에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MBC가 실시한 프로그램 품질평가(QI) 조사에서 MBC ‘뉴스데스크’는 상반기 조사에서 2위, 하반기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상반기엔 MBC 뉴스 프로그램이 상위 10위 안에 단 3개(2위, 9위, 10위) 들어있었던 반면 하반기엔 1위부터 6위까지 6개 프로그램이 상위 10위 안에 안착했다. 경영평가단은 “지난해 MBC 보도는 외부 기자상을 30회 넘게 수상했고, 유튜브 채널인 ‘MBC NEWS’도 눈에 띄는 성장을 보였다”며 “연 총 조회 수가 42.8억뷰로 전년 대비 71% 증가했고, 5월부터 12월까지 연속으로 국내 언론사 유튜브 채널 중 월 조회 수 1위를 기록했다. 또 전년 대비 구독자가 115만명 증가했는데, 이는 지상파 3의 유튜브 채널 중 가장 많은 구독자 수 증가”라고 평가했다.
다만 프로그램의 품질 평가가 상승하고 사회적 영향력이 확대됨에도 MBC 뉴스는 시청률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뉴스데스크는 2020년 시청률 6.0%를 기록했지만 2021년 5.2%로 하락한 데 이어, 지난해 4.6%로 또 한 번 하락했다. 당초 목표 시청률로 삼은 6%(평일 기준)에 미치지 못한 데다 지상파 3사 저녁 메인 뉴스 중 가장 낮은 시청률이기도 했다. 시사 프로그램 역시 시청률이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경영평가단은 “‘PD수첩’과 ‘탐사기획스트레이트’의 연평균 시청률은 각각 2.6%, 3.5%로 목표 시청률인 4.5%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특히 기자들이 만드는 스트레이트는 1분기(4.6%)에 비해 2분기(2.6%), 3분기(3.1%)의 시청률이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으며, 4분기에 들어 어느 정도(3.9%) 반등했지만 연 초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MBC 공정성 좋아졌지만 다양성 측면에선 아쉬움 남겨
경영평가단은 MBC 보도·시사교양 부문의 공익성과 관련해서도 눈에 띄는 성과와 함께 개선점이 상당 부분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성과로는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외부 위원 8명으로 구성된 ‘공정성강화위원회’를 운영해 방송강령, 윤리강령, 프로그램 제작가이드라인을 전부 개정한 점 등이 꼽혔다. 하반기 QI 조사에서 MBC 뉴스 프로그램에 대한 공정성 평가가 눈에 띄게 좋아진 점도 언급됐다.
다만 다양성 면에선 아쉬운 점이 적지 않았다. 지역 계열사에서 취재한 기사가 뉴스데스크를 통해 전국적으로 방송되는 ‘네트워크 보도’는 지난해 총 917건으로 2021년(958건), 2020년(1074건)과 비교해 다소 감소했다. 게다가 이 중 무려 62.49%(573건)가 사건·사고 관련 기사였고, 20.61%(189건)는 재난·재해 보도였다.
젠더 다양성 측면에서도 MBC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 12월 기준 뉴스룸 직급별 성비 현황을 보면 전체 사원 225명 가운데 74명이 여성으로 전체의 32.8%를 차지했는데, 2021년 34%까지 증가했던 점을 감안하면 여성 구성원의 비율이 상승세에 있긴 하나 30% 초중반대 머물러 있는 한계를 보였다. 또 기자직으로 좁혀 살펴보면 전체 기자 194명 가운데 여성이 62명으로 32%를 차지했지만 국장급에선 여성이 단 한 명도 없었다. 부장급에선 45명 가운데 여성 부장이 10명으로 22.2%를 차지했다.
그나마 7명의 특파원 중 3명이 여성이라는 점, ‘100분 토론’ 패널 중 28%가 여성이라는 점은 개선된 요인으로 꼽혔다. 100분 토론 패널은 2020년 패널 165명 중 여성 패널이 27명으로 16.4%에 불과했지만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총 157명의 패널 중 여성 패널이 44명을 차지했다. 한편 시청자 제보를 활용해 뉴스데스크 내 ‘제보는 MBC’ 코너와 ‘바로간다’ 코너가 지난해 각각 33건, 50건의 기사를 내보낸 점도 상향식 의제설정의 기회를 열어뒀다는 점에서 다양성을 증진한 사례로 언급됐다.
지난해 광고 수익 선방, 콘텐츠 수익은 가장 높은 증가율
경영평가단은 보도·시사 분야 관리에 있어선 MBC가 눈에 띄는 변화를 모색했다고 평가했다. 예비전문기자제도를 운영해 보도의 전문성을 높였고, 기후환경팀 등 새로운 취재팀을 신설해 의제 다양성을 높였다고 호평했다. 또 조직개편을 통해 에디터 제도를 없애면서 현장 기자들의 목소리가 팀장을 통해 취재센터장과 국장에게 더 잘 전달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평했다. 디지털 뉴스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실 단위였던 디지털뉴스랩을 보도본부 아래 국 단위 기구인 디지털뉴스룸으로 확대 개편한 점도 “전문적이고 차별화된 뉴스 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을 마련했다”는 좋은 평가를 얻었다.
한편 MBC의 2022년 매출액은 8602억원으로 2021년 대비 10.6%(827억원) 증가했다. 이 중 광고 수익은 3360억원(39.1%), 콘텐츠 수익은 4652억원(54.1%), 기타 수익은 590억원(6.8%)으로, 2018년 이후 총 매출액에서 광고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줄어들고 콘텐츠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경영평가단은 “지난해 지상파 3사의 광고 수익을 비교했을 때 KBS와 SBS의 광고 수익은 소폭 하락했지만 MBC는 전년도 수준을 유지해 선방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콘텐츠 수익은 전년 대비 16.4%나 증가하면서 지난 5년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고 호평했다.
방문진은 앞서 지난해 9월 3명의 이사로 구성된 MBC 경영평가소위원회를 설치해 그해 12월 분야별 외부 전문가 5명을 위촉, 경영평가단을 구성했다. 경영평가단은 편성·제작, 보도·시사, 경영, 재무·회계, 방송인프라 등 5개 분야에 걸쳐 평가를 마친 뒤 지난 7일 방문진 이사회에 상정할 보고서를 확정했다. 보고서는 지난 8일 방문진 제11차 정기이사회에서 승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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