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강원지사가 일요일인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산불이 났을 때 골프 연습을 하고 술자리를 했다는 KBS 보도가 “악의적 허위보도”라며 KBS 취재기자와 보도 책임자를 허위사실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고소당한 KBS 기자는 이날 오후 인터넷에 올린 기사에서 “KBS 기사는 봄철 산불에 대한 김 지사의 대응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KBS 뉴스9가 지난 7일 저녁 방송한 김진태 강원지사 관련 보도

KBS는 지난 7일 오후 3시29분에 출고한 <[단독] 김진태 골프친 뒤 술자리도…18일 산불 때도 ‘골프’> 기사에서 “김 지사가 강원도 홍천과 원주에 산불이 난 3월31일 골프연습장에서 골프 연습을 한 뒤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졌고,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에 산불이 난 3월18일에도 골프연습장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김 지사는 9일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31일 근무시간인 오후 5시30분쯤 골프연습장에 간 것에 대해서 사과했다. 그러나 ‘지난달 18일 산불 때도 골프를 쳤다’는 KBS 보도는 명백한 허위보도라는 입장이다. 김 지사는 “KBS 기사 제목이 ‘김진태 18일 산불 때도 골프’로 나갔다. 골프연습장은 토요일(18일) 오전 7시에 방문했고, 산불이 난 것은 9시간 뒤인 오후 4시38분이었다. 시점을 교묘하게 섞어 혼동하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KBS는 최초 보도 이후 무려 7번이나 기사를 수정했다”며 “이는 앞에 쓴 기사가 잘못됐음을 시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단독 기사를 쓴 이승재 KBS 기자는 김 지사 기자회견 당일인 9일 오후에 올린 <“KBS 기자 고소”…김진태 지사 주장과 사실은?>에서 “김 지사의 주장에는 여러 오류와 억측이 섞여 있다”며 ‘산불 때 골프’ 기사를 낸 취재 경위와 반론 반영 과정을 밝혔다.

이 기자는 골프연습장과 강원도청 관계자들을 현장에서 취재한 결과 김 지사가 3월18일에도 골프연습장을 방문해 연습한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골프 연습한 시간을 알아내지 못해 “이날(3월18일)도 김진태 지사는 해당 골프연습장을 찾아 골프 연습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기자는 골프연습장 방문 시간을 확인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 “3월 5~6일 강원도청 관계자에게 3차례 이상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답을 받지 못했고, 3월7일 김 지사와 통화를 2차례 시도하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KBS 단독 기사가 나간 직후 강원도는 김 지사가 아침 7시부터 1시간 동안 골프 연습을 했기 때문에 오후 4시 이후에 발생한 평창 산불과는 관련이 없다며 △골프가 아닌 골프연습장으로 바꿔달라 △18일 산불 발생 시각 등을 기재해 달라고 요청했다. KBS는 강원도 요청을 모두 3차례 반영해 김 지사 입장과 반론이 반영된 기사를 7일 오후 7시39분쯤 새롭게 출고했다. KBS는 기사 제목을 <[단독] ‘산불 와중 골프 연습’ 김진태, 술자리까지>로 바꿔 ‘뉴스9’, ‘뉴스라인’, ’뉴스광장’ 등에 방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