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취임하자마자 MBC 압박… 방문진 감사 이어 사장 고발

감사원, 2일 방문진 감사실시 결정
제3노조는 업무방해죄로 사장 고발

신임 사장이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MBC와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압박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 2일 방문진에 대한 감사 실시를 결정했다고 밝혔고, MBC 소수 노조인 MBC노동조합(제3노조)은 같은 날 안형준 MBC 사장을 업무방해죄로 경찰에 고발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달 22일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의 심의 결과, 국민감사청구 사항이 규정상 청구요건에 해당되고, 감사를 통해 청구내용의 확인과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감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공정언론국민연대 등이 지난해 11월 ‘방문진이 MBC 방만 경영에 대한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며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한 데 따른 것이다.


감사원은 이들이 청구한 9개 항목 중 3개 항목은 기각하고 △미국 리조트 개발 투자로 인한 105억원 손실 관련자 문책 방치 등 관련 △UMF(울트라뮤직페스티벌) 수익금 지급 지연 등으로 투자손실 재발 우려 관련 △MLB 월드투어 선지급 투자금 회수 난항 의혹 관련 △MBC플러스의 무리한 사업으로 100억원 이상 손실 방치 관련 △MBC아트의 적자경영 방치 관련 △대구MBC의 사내 근로복지기금 과잉 출연 논란 방치 관련 등 6개 항목에 대해 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중 방문진 등을 대상으로 자료 수집을 실시하고 이후 이 내용을 정리해 본 감사에 착수할 예정인 점도 설명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감사원을 ‘정권의 앞잡이’로 칭하며 “MBC 장악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MBC 신임 사장이 선임되자마자 방문진을 매개로 MBC를 손보겠다는 노골적인 선언에 다름 아니”라며 “감사 내용도 어처구니없고 불순하기 그지없다. 감사원이 감사하기로 결정한 6건은 모두 MBC 또는 자회사와 계열사 고유의 경영적 판단에 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감사원이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세금 한 푼 지원되지 않는 상법상 주식회사인 MBC의 경영적 판단에 관여하겠다는 것인가”라며 “결국 형식적으로 방문진에 대한 감사의 탈을 쓰고 실질적으로는 MBC를 탈탈 털어보겠다는 음모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제3노조도 같은 날 안형준 사장을 업무방해죄로 경찰에 고발했다. 제3노조는 성명에서 “안형준 사장은 2016년 (후배인) 드라마PD가 공짜 주식수수 혐의로 사내 감사를 받을 때 해당 회사 측에 ‘주식이 본인 소유’라고 답변했다”며 “드라마PD는 며칠 전 이 같은 사실을 MBC에 서면으로 제출하면서 ‘선의로 한 행동’이었다고 미화했으나 법률로 보자면 ‘업무방해’ 범죄였다. 이 범죄의 공소시효는 7년이고, 지금이 2023년 초이니 공소시효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안형준 사장도 지난 6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블라인드 글 작성자와 ‘지라시’ 작성자 등을 경찰에 고발했다. 안형준 사장 측은 “직위를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글을 블라인드에 최초 게시한 사람, 또 그 다음날 국회 기자단 단톡방과 보좌관들 단톡방에 ‘받은글’ 형태로 올린 사람을 특정해 고발했다”며 “마치 안 사장이나 사장 선임 절차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소위 조작을 한 최초 게시자를 수사를 통해 찾아달라는 요구”라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