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대표이사에 안형준 MBC 메가MBC추진단장이 선임됐다. MBC는 2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사옥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안형준 내정자를 사장으로 임명했다. 임기는 3년이다. 앞서 지난 21일 방문진은 정기 이사회를 열어 안형준 단장과 허태정 MBC 시사교양본부 국장 등 2명을 공개 면접한 후, 7인 이사(2인 불참)의 투표결과 과반을 득표한 안 후보자를 MBC 사장에 내정했다.
안 신임 사장은 지난 1994년 YTN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 2001년 MBC에 경력기자로 입사했다. 지난 2018년엔 방송기자연합회장을 역임했고 2021년부터 메가MBC추진단장으로 일해 왔다. 이번 선거 과정에선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 부문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며 보도국장 신임투표 결과 수치 공개, 데스크 실명제와 기사수정 이력제 도입, 공정성 평가위원회 설치 등을 내세웠다.
다만 일각에서 안 사장이 10여년 전 한 벤처기업의 주식을 공짜로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최종 2인 중 1명이었던 허태정 국장도 사장 공모 절차가 불공정하다고 이의를 제기하면서 임명 이후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MBC 소수 노조인 MBC노동조합(제3노조)은 지난 22일 “안 내정자가 수년 전 거액의 벤처기업 주식을 공짜로 받았다는 흉흉한 소문이 떠돈다”며 “주주총회를 즉시 연기하고 안 내정자의 비리 의혹을 규명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제3노조는 “제보는 이번 주 초 방문진에 전달됐다고 하니 아주 근거 없는 의혹은 아닌 것 같다”며 “MBC 감사실이 특별감사를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밝혔다.
안 사장 측은 그러나 해당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드라마 PD 출신인 A씨는 지난 22일 방문진에 “문제가 된 주식은 제 소유”라는 취지의 사실 확인서를 제출했다. A씨는 사실 확인서에서 “10년 전인 2013년 진정인(제보자)과 사업을 하면서 저의 개인사정 때문에 안 후보자를 설득해 명의만 안 후보자로 해달라고 부탁한 것”이라며 “하지만 진정인과 같이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관계가 악화됐고, 저의 부탁으로 명의를 빌려준 안 후보자는 중간에서 난처한 입장이 됐다. 저를 위해 선의로 한 행동으로 안 후보자가 피해를 입는 일이 없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해명했다.
다만 최종 후보로 함께 올랐던 허태정 국장이 23일 사내 게시판에 사장 선임 과정의 불공정성을 언급하는 글을 올려 당분간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허태정 국장은 “제보가 최종면접 전 방문진에 접수”됐고 “사실 확인이 가능한 시간이 있었”으며 “제보자가 있을 정도로 구체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방문진은 의혹을 규명하지 않은 채 최종면접을 진행”했다며 “향후 방문진은 제보처리 과정을 낱낱이 밝히고, 최선의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아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