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협 소속 9개 지역신문사들 '정전70년 특집' 공동기획·연재

지난 1월2일과 3일, 9개 지역신문에 같은 기사가 나란히 실렸다. ‘끝나지 않은 전쟁, 기억해야 할 미래’란 타이틀 아래 신문 한 면을 가득 채운 기사엔 ‘강원일보 이명우 기자’란 바이라인이 달렸다. 한국전쟁 정전 70년을 맞아 한국지방신문협회(이하 한신협)가 공동기획으로 선보인 연중기획 기사다. 한신협 회원사인 강원일보, 경남신문, 경인일보, 광주일보, 대전일보, 매일신문, 부산일보, 전북일보, 제주일보(이상 가나다순) 등 9개 신문사가 함께 기획하고 각각 나눠서 기사를 쓴 뒤 공동으로 연재하는 방식이다. 지난달 2일(부산일보는 3일) 프롤로그가 첫선을 보였고, 2주 뒤부터 기사 본편이 연재되기 시작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소속 9개 지역신문사가 정전 70년을 맞아 ‘끝나지 않은 전쟁, 기억해야 할 미래’ 공동기획 연재를 시작했다. 지난달 2일 프롤로그에 이어 17일 춘천대첩, 30일 대전전투를 다룬 기사가 9개 신문에 게재됐다. /매일신문 캡처


이번 기획이 처음 시작된 건 지난 연말 한신협 국장단 정기 모임에서였다. 올해 정전 70년을 맞아 자체 기획을 준비 중이던 일부 신문들이 관련 내용을 공유하다 아예 9개사 전체가 참여하는 공동기획으로 확장·발전된 것이다. 9개 신문사 편집국장들이 단체 대화방 등을 통해 기획안을 공유하고, 수정, 논의하는 데만 3주 가까운 시간이 들었다. 그렇게 해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포함 26회차에 달하는 연재 목록이 완성됐다. 격주 연재니 꼬박 1년 치 분량이다.


기사 본편은 크게 세 파트로 나뉜다. 먼저 1부에서 한국전쟁 당시 가장 치열했던 전투들을 순서대로 정리하고, 2부에선 민간인 피해나 알려지지 않은 희생과 상처 등을 조명한 뒤, 마지막으로 전쟁의 참상을 기억하고 기록하기 위해 각 지역에서 해야 할 과제 등을 다룬다. 프롤로그 이후 강원일보 기자가 쓴 춘천대첩 기사와 대전일보 기자가 쓴 대전전투 기사가 보도됐으며, 앞으로 매월 두 번째 주와 네 번째 주에 각 지역에서 준비한 기사들이 차례로 보도될 예정이다. 다만 게재 요일은 각 신문사 지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소속 9개 지역신문사가 정전 70년을 맞아 ‘끝나지 않은 전쟁, 기억해야 할 미래’ 공동기획 연재를 시작했다. 지난달 2일 프롤로그에 이어 17일 춘천대첩, 30일 대전전투를 다룬 기사가 9개 신문에 게재됐다. /강원일보 캡처


이렇게 ‘한신협 공동기획’이란 이름 아래 특정사에서 쓴 기사를 공동으로 연재하는 방식이 처음은 아니다. 지금도 각 지역의 특산물을 홍보하는 ‘신팔도명물’이 공동기획 하에 연재되고 있다. 강원 횡성의 찐빵을 소개하는 기사가 경북지역 일간지 매일신문에 실리고, 경북 청송의 사과를 자랑하는 기사가 제주일보에도 실리는 식이다. 하지만 이번 정전 70년 특집처럼 단일한 주제로 기획 과정부터 9개사 국장단이 함께 논의해 만든 적은 없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소속 9개 지역신문사가 정전 70년을 맞아 ‘끝나지 않은 전쟁, 기억해야 할 미래’ 공동기획 연재를 시작했다. 지난달 2일 프롤로그에 이어 17일 춘천대첩, 30일 대전전투를 다룬 기사가 9개 신문에 게재됐다. /광주일보 캡처


하나의 주제, 하나의 기사를 공통으로 싣지만, 모든 기사가 똑같은 건 아니다. 기사 본문만 같을 뿐, 제목도, 편집도, 디자인도 달라 신문들끼리 비교해서 보는 나름의 재미가 있다. 덕분에 기사를 쓰는 기자나 편집기자는 평소보다 더 부담을 느끼는 편이라고 한다. 첫 타자로 두 편의 기사를 먼저 출고한 강원일보의 유병욱 편집국장은 “기사가 9개사에 공동 게재되니 다른 매체에서 기사를 스크린할 거란 생각에 기사를 더 잘 써야 할 거 같고, 데스킹에도 더 신경 쓰게 된다. 편집도 비교가 되니 제목부터 레이아웃까지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다”며 “다들 고민이 많지만 서로 경쟁도 하고 긍정적인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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