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황 한국 뉴스룸국장, YTN 인수설에 "정체성 훼손 없을 것"

노조 민실위, 국장 취임 6개월 간담회

정진황 한국일보 뉴스룸국장이 최근 모기업인 동화그룹의 YTN 지분 인수 움직임과 관련해 “한국일보가 갖고 있는 정체성이 훼손될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일보 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는 12일 발행한 소식지에 정 국장과의 인터뷰 전문을 실었다. 이번 인터뷰는 정 국장의 취임 6개월을 기념해 지난 7일 진행됐다. 민실위는 조합원들이 제시한 질문을 바탕으로 △뉴스룸국 운영 △콘텐츠 논조 △젠더 및 사회적 약자 △소통 △디지털 전환 △인사 및 조직개편 △휴가 △제언 △내년 계획 등을 물었다.

한국일보 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가 12일 발행한 소식지. 민실위는 정진황 뉴스룸국장 취임 6개월을 맞아 간담회를 열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 국장은 ‘최근 몇 달 사이 기사의 논조가 우경화, 친정부화됐다’는 민실위 지적에 “국장 취임 후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가 줄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맥락 없이 그런 부분만 부각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비판의 방식이나 수준은 신문 신뢰도와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기분 나쁜’ 기사보단 ‘아픈’ 비판 기사를 쓰도록 지시한 부분이 ‘대통령은 조지지 마라’는 식으로 왜곡된 게 아닌가 싶다”고 해명했다.

한국일보 구성원들이 논조 변화를 우려하는 배경엔 모기업의 YTN 지분 인수 추진이 있다. 내년 상반기 본격적으로 인수전이 시작되면 논조를 둘러싼 갈등이 더욱 커질 수 있어서다. (▶관련기사 보기: 한국일보 측 "동화그룹 차원서 YTN 인수 검토 중")

내부의 우려에 정 국장은 “한국일보가 가지고 있는 정체성, 또 편집국 뉴스룸 문화에 기반해 의도적으로 기사를 깔아뭉갠다든지, 부당한 기사 삭제 혹은 비판적인 기사가 사라지는 그런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며 “정론지로서 위치를 가져가야 한다 생각하고, 그렇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답했다.

정 국장은 ‘사회적 약자 관련 기사에 상대적으로 엄격한 기준을 들이댄다’는 평가에 대해선 “엄격한 잣대를 낮추도록 노력하겠다”며 “다만 호불호가 갈리고 논쟁적인 젠더 이슈는 독자 수용성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자사 디지털 기사와 관련해 정 국장은 “‘기자들이 블로거가 됐다’는 등의 이야기를 실제 한 적 있다”며 “필요 없이 장황하게 쓰는 기사들이 너무 많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 국장은 ‘국장이 생각하는 디지털 시대에 알맞는 글쓰기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옥석을 가려내 간결하고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게 기자의 역할이고, 거기서 기사의 퀄리티가 나온다는 원리는 디지털에서도 변하지 않는다”며 “사람기사나 피처기사는 매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지만 30~40매짜리 기사가 흡입력 갖지 못하면 이를 읽어낼 수 있는 독자가 몇 명이나 될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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