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네이버 기사 댓글에 혐오 넘쳐났다

국민일보 '혐오 발전소, 댓글창' 기획보도

네이버 뉴스 페이지에서 '이태원 참사'를 다룬 기사에 달린 댓글 10개 중 6개는 혐오 표현을 포함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일보는 9일 <혐오 발전소, 댓글창> 기획 보도에서 이원재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팀에 의뢰해 2021년 1월부터 2022년 6월까지 네이버 정치·사회 섹션 기사에 달린 댓글 1억2114만여개를 '혐오 표현'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여기서 '혐오 표현'은 홍성수 숙명여대 법대 교수의 정의를 토대로 '어떤 집단이나 사람을 고유의 속성·정체성을 이유로 배제하거나 적대시하고 모욕·위협하는 표현, 차별이나 편견을 확산시키고 폭력을 선동하는 표현 등'으로 규정했다.

분석 결과 이태원 참사 당일인 10월29일부터 열흘 뒤인 11월9일까지 '이태원' 내용이 들어간 기사에 달린 댓글 123만여개 가운데 58.27%가 혐오 표현을 담고 있었다. 참사 전 네이버 기사 전체 댓글에서 혐오 표현 비중은 47.66%였다. (▶기사보기: 참사 직후 댓글 58%가 ‘혐오’…희생자도 공격하게 된 사회)

국민일보가 12월9일자 1면에 전면 배치한 '댓글 감수성 자가 테스트' 이미지. 국민일보는 <혐오 발전소, 댓글창> 기획의 일환으로 이 테스트를 제시하면서 혐오 댓글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국민일보

이태원 참사 기사 댓글에서 가장 많이(98.8%) 언급된 키워드는 '경찰' 또는 '경찰 비판'이었다. 국민일보는 "피해 원인 규명과 희생자 애도도 채 이뤄지기 전에 경찰 무능 문제가 사건을 지배했다는 것"이라며 "더욱이 윤석열 대통령의 공개 질타까지 더해지며 경찰은 참사의 책임자로 지목됐다. 명확한 대상이 등장하자 공론장은 순식간에 모두가 공격하는 장으로 변했다"고 분석했다.

해당 댓글 속 혐오 종류를 보면 악플·욕설(51.12%) 비중이 가장 높았다. '희생자 조소', '외국인 혐오', '정부 지원금 반대', '추모 지겨움 표현' 등도 댓글에 드러나 있었다. 국민일보는 "정치 부문의 이태원 관련 기사 댓글에서는 이념 대립이 키워드로 뽑히기도 했다"며 "'댓글창'이 순식간에 정치지형에 따른 '공방의 장'으로 전환됐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이날 국민일보는 지면 1면에 '댓글 감수성 자가 테스트' 항목을 전면 배치하고 혐오 댓글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국민일보는 "사실 이 테스트의 정확한 결과표는 없다. 나의 양심이 댓글 감수성을 측정하는 유일한 지표"라며 "그럼에도 테스트를 제안한 건 우리가 스스로의 모습을 돌이켜보는 것만으로도 세상의 혐오를 줄일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일보의 '잠깐! 클린 댓글 캠페인'에 함께해 달라"며 "앞으로 온라인에서 쓸 당신의 언어는 이전과는 분명히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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