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 노조가 8일 자정(현지시간) 24시간 파업에 돌입했다. NYT 노조 파업은 1981년 6시간 반 제작 거부 이후 최대 규모의 파업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번 파업에는 노조원 1400명 중 1100명이 동참했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뉴욕타임스 기자들이 40년 만에 대규모 파업에 돌입했다>는 온라인 기사에서 “기자 수백 명과 미디어 전문가로 가득 찬 많은 군중이 빨간색 옷을 입고 목요일(8일) 오후 더 높은 생활 임금을 요구하는 직원 파업의 일환으로 뉴욕타임스 본사 밖에 모였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 본사 빌딩 밖 거리에는 '뉴욕타임스 파업'이라는 피켓이 가득했고, 상업용 트럭은 경적을 올리기 위해 속도를 줄였고 일부 운전자는 창밖으로 주먹을 치켜들고 파업 중인 노동자들에게 연대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고 전했다.
이번 파업은 NYT 경영진이 지난 2년 동안 임금협상을 질질 끌고 있다는 불만에서 나왔다. 노조는 임금 인상률이 평균 2.87%로 노조가 요구한 평균 인상률 5%에 못 미친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해고가 뉴스 산업을 휩쓸고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으로 타격을 받고 있어 큰 폭의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NYT에서 6년간 근무한 다나 골드 스타인(Dana Goldstein)은 가디언에 “NYT가 벌인 들인 놀라운 이익을 감안할 때 연간 3% 인상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며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도시인 뉴욕시의 생활 임금이 아니다. 작년에 집주인에게 임대료 1000달러 인상을 요구받은 노조원들도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건강보험기금에 대한 회사 투자 △퇴직금 재정 지원 삭감 철회 △건강과 안전을 우선시하는 재택근무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사 양측은 6~7일 교섭을 벌였지만 임금 및 재택근무 확대 등에 이견을 보였다. 뉴욕 뉴스길드 뉴욕타임스 지부는 성명에서 “사측이 노동자들과의 단체협상에 선의를 보이지 않았고, 노조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노조원 모두를 위해, 더 나은 뉴스룸을 만들기 위해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조 파업에 NYT 대변인 다니엘 로아데스 하(Danielle Rhoades Ha)는 “우리가 교착 상태에 있지 않은데 노조가 극단적인 조치를 취한 것은 실망스럽다”며 비노조원, 해외주재기자 투입 등을 통해 콘텐츠를 계속 생산할 방침을 밝혔다.
손제민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9일자 <뉴욕타임스 파업>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NYT 노조의) 이번 파업은 세계 경제의 어려움이 국경과 직종을 초월해 노동자 대다수에게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세계적으로 파업권이 화두가 된 이때 다른 노동자들의 파업을 보도하는 언론기관 종사자들도 파업의 당사자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해주는 의미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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