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뉴스 아웃링크 선택 증가… 3개월 만에 조선·한경 등 전환

[각 사가 경험한 '탈포털 생존 가능성']
인링크선 모르던 독자 데이터 수집
기사페이지 광고 재배치 등 활용…
아웃링크 광고수입 더 많아진 곳도

업계 "네이버에 적용하기 전 단계로
다음서 테스트하려는 의미 있을 것"

카카오가 지난 8월 포털 다음 뉴스에 ‘아웃링크 선택제’를 도입한 이후 기존 인링크(포털 안에서 뉴스 유통) 대신 아웃링크(언론사 사이트에서 유통)를 적용한 언론사가 늘어나고 있다. 익숙한 방식을 버리고 아웃링크 실험에 나선 언론사들은 포털 밖에서 생존 가능성을 확인했을까. 길게는 3개월에서 짧게는 한 달간 여러 언론사가 경험한 아웃링크 효과를 점검했다.

카카오는 지난 8월25일 다음 뉴스를 개편하면서 각 언론사가 뉴스 유통 방식을 기존 인링크 유지 또는 아웃링크 전환을 선택하도록 했다. 현재 주요 매체 34곳 가운데 18곳이 아웃링크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카카오


◇다음에서 3개월 아웃링크 적용해보니
다음 뉴스 개편 첫날인 지난 8월25일 종합일간지·통신사, 경제지, TV·동영상으로 분류된 주요 매체 총 34곳 가운데 12곳이 아웃링크를 선택했다. 종합일간지는 동아일보·서울신문·중앙일보·한겨레, 통신사는 연합뉴스·뉴시스·뉴스1, 경제지는 머니투데이·이데일리, 방송사는 SBS·JTBC·연합뉴스TV 등이었다. 개편일 이후 3개월여가 흐른 12월5일 현재, 아웃링크를 적용 중인 매체는 18곳으로 늘었다. 경향신문, 국민일보, 조선일보, 한국일보, 한국경제, 조선비즈, 비즈니스워치가 추가로 아웃링크를 택했고, 서울신문은 인링크로 돌아갔다.


개편 직후 아웃링크를 적용해 3개월 넘게 운영 중인 언론사들은 작지만 새로운 경험치를 쌓고 있었다. A 언론사 디지털콘텐츠부서장은 “이태원 참사 등 뉴스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는 뜻밖의 상황들이 펼쳐져 아웃링크 전환을 유의미하게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도 “아웃링크 전환 후 다음에서 저희 홈페이지로 유입되는 트래픽 비중이 기존 2~3% 수준에서 2배가량 늘었다. 최근 홈페이지 디지털 광고 단가를 인상하기도 해서 다음 유입 비중이 소폭 증가한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조금 더 늘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A 언론사는 개편과 함께 다음 모바일 뉴스 페이지에 새로 들어선 숏폼 영상 코너 ‘오늘의 숏’에서 이전보다 높은 조회수를 체감하기도 했다. 이 부서장은 “오늘의 숏 영상에서 매주 조회수가 총 20~30만회 정도 나온다”며 “예전 카카오TV에 올렸던 영상은 조회수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웃링크 첫 시행 당시 한 달만 시범 운영할 계획이었던 B 언론사는 앞으로도 아웃링크를 유지하기로 했다. 인링크 방식에선 얻을 수 없는 ‘우리 홈페이지 유입 독자’ 데이터를 확보해 더욱 효과적인 실험을 해볼 수 있어서다. B 언론사 디지털담당 고위 간부는 “사실 아웃링크로 확보하는 독자 정보는 조회수, 클릭하는 시간, 머무는 시간 정도다. 거창한 데이터는 아니지만 저희 나름대로 분석해보니 유의미한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다음을 통해 들어오는 독자들을 별도로 구분해 기사 페이지 속 광고 영역을 색다르게 배치하는 등 여러 실험을 하면서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뒤늦게 아웃링크 나선 이유… 실험에 그치지 않으려면
처음엔 인링크를 유지했던 언론사들은 ‘탈 포털 실험’이라는 명분과 아웃링크 적용에 낮은 문턱 등의 이유로 뒤늦게 아웃링크로 이동했다. 다음의 링크 방식 변경 주기는 1달이다. 내년 4월 선택적 아웃링크 도입을 앞두고 6개월 단위 변경을 예고한 네이버에 비하면 다음에서 아웃링크를 선택하는 데 부담이 덜하다. C 언론사 디지털부문 책임자는 “두 포털을 같은 기준으로 보긴 어렵지만, 네이버도 아웃링크 도입 계획을 밝힌 상황이어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다음에서 저희처럼 실험을 해보려는 곳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사들을 아웃링크 실험에 뛰어들게 하는 또 다른 이유는 광고 수익이다. 초반 한두 달 인링크를 운영했던 언론사 가운데 기자협회보와 인터뷰한 관계자들은 “다음이 지급하는 광고 수익이 예상보다 너무 적었다”고 입을 모았다. 자체적인 디지털 광고 영업이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보고 아웃링크를 적용했다는 것이다. D 언론사 디지털부서장은 “네이버보다 다음의 광고 시장 규모가 훨씬 작으니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그 기대치에도 못 미치는 금액을 정산받았다”며 “여러 면에서 직접 광고를 유치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언론사로선 수익은 포기할 수 없는 지표다. 그러나 아웃링크를 시도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탈 포털’과 ‘우리 독자 확보’라면 언론사 홈페이지 사용성 강화와 독자분석 기반 구축은 수익보다 우선순위여야 한다. 인링크를 유지 중인 E 언론사 디지털부문 국장은 “수익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현실적으로 저희는 포털 인링크처럼 (팝업 광고가 적은) 깨끗한 기사 페이지를 제공하기 어렵다”며 “아웃링크로 가면 오히려 매체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질 것”이라고 했다.


F 언론사가 당장 아웃링크 전환에 나서지 않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F 언론사 디지털팀장은 언론사를 식당에 비유해 이렇게 설명했다. “식당 주변에 유동 인구가 많아지면 주인은 손님이 많이 또 자주 오고 오래 머물 수 있게 가게 환경을 재정비하고 어떤 메뉴를 좋아할지 고민하지 않겠나. 아웃링크를 준비하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다음에서 들어오는 트래픽을 잡겠다에 그치지 않고 자체 홈페이지 역량을 키우려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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