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중동·겨울 개최 월드컵' 닷새 앞… 취재진 이달 초부터 속속 카타르 안착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국내 각 언론사 방송단과 취재진은 이달 초부터 순차적으로 카타르로 날아가 결전을 기록할 준비를 마쳤다. 지난 14일 태극전사들이 카타르에 입성하면서 현지 상황을 전하는 기사가 속속 나오고 있다. 경기를 중계할 지상파 3사는 화려한 해설진을 자랑하며 응원 열기를 올리는 모습이다.


이번 대회는 여러 의미에서 이색적이다. 먼저 중동·아랍에서 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다. 카타르는 이슬람 국가여서 공공장소에서 음주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다만 월드컵 기간에는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종료 후 1시간 동안만 특정 구역에서 술을 살 수 있다. 또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결혼하지 않은 남녀가 같은 방에 묵을 수 없다. 공개적인 애정 표현도 할 수 없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첫 현지 훈련을 하는 모습을 기자들이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다른 특이점은 첫 겨울 월드컵이라는 것이다. 4년마다 치러지는 FIFA 월드컵은 보통 5~7월에 열리지만, 올해는 카타르의 무더운 날씨 때문에 11월로 미뤄졌다. 현지 날씨는 낮 최고 기온이 30도 안팎으로 한국의 여름과 비슷하다. 경기장에는 냉방 시스템이 있어 선수들과 관중들 모두 쾌적한 환경에서 뛰고,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카타르로 출국을 준비하던 지난 11일 정다워 스포츠서울 기자는 “실내와 경기장에 에어컨이 잘 되어 있어서 무척 시원하다고 들었다”며 “밖으로 나가면 낮에는 덥고 저녁에는 추워서 다양한 종류의 옷을 챙겨간다. 무엇보다 취재를 앞두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11월 개최로 더위는 피했지만 일정 조정에 비판이 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해 유럽 주요 리그 시즌 중에 월드컵이 열리는 바람에 각 나라 대표로 선발된 선수들은 강행군에 나서야 한다. 특히 리그에서 다친 선수들이 속출하면서 월드컵 전력에 큰 구멍이 생긴 나라가 적지 않다.


우리나라도 그중 하나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에이스이자 주장인 손흥민(토트넘) 선수가 지난 2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안와골절상을 입고, 결국 수술을 받았다. 손흥민 선수의 카타르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그는 안면보호용 마스크를 쓰고서라도 출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상태다.


카타르 현지 취재에 나선 손기성 KBS 기자는 “통상적으로 6월에 월드컵을 하면 5월에 유럽 리그를 마친 선수들이 한 달 정도 정비할 시간이 있는데 이번엔 딱 일주일밖에 없다. 손흥민 선수처럼 부상자도 쏟아지고 있어서 걱정된다”며 “손흥민 선수의 경우 의학적으로는 출전에 부정적인 평가가 많지만 선수 본인의 의지와 정신력, 애국심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경기를 소화할 것 같다”고 말했다.


H조에 속한 한국은 오는 24일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첫 경기를 치른다. 28일에는 가나, 12월3일에는 포르투갈과 맞붙는다. ‘역대 두 번째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이 목표지만 현재로선 낙관하기 어렵다는 게 기자들의 평가다.


카타르에서 선수들과 동행하는 황민국 스포츠경향 기자는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H조에서 우리나라는 우루과이, 포르투갈에 이어 세 번째 전력이라고 평가하는 분들이 많다. 가나도 예측이 어려운 팀이라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첫 경기인 우루과이전만 이기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 16강에 올랐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도 첫 경기 승리로 분위기를 탔기 때문에 이번 대회도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다워 기자는 “늘 기대감은 크지만 사실 우리가 객관적으로 월드컵에서 아주 잘 할 수 있는 팀은 아니다. 그래도 항상 이변은 일어날 수 있다”면서 “경기가 끝나면 선수 한 명을 잡아 커뮤니티에서 조리돌림하거나 SNS에 댓글 테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당하는 선수들을 옆에서 보면 너무 안쓰럽다. 월드컵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되 그런 행동은 하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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