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온라인선 '탈 보수·탈 지역'… 전국 정치·사회 이슈 한 눈에"

[지역언론 디지털리포트 / 매일신문]
3년 전 포털 모바일 제휴 입점하며
기사에선 지역지 성격·정치색 배제

매일신문TV 유튜브 구독자 15만대
유명 정치인·연예인 인터뷰로 화제

대구·경북은 ‘보수의 상징’으로 불린다. 지역신문 논조 역시 보수색이 짙은 민심을 반영해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곳 지역지 매일신문에 적용하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 같다. 매일신문은 디지털 공간에서만큼은 보수적인 시선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디지털 방향성이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한 마디로 ‘탈 지역’이어서다.


매일신문이 본격적으로 디지털 영역을 확장한 시점은 2019년이다. 그해 1월 유튜브에 신설한 ‘야수와 미녀’ 코너가 곧바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야수’와 ‘미녀’라는 캐릭터를 가진 두 진행자가 뉴스브리핑, 정치인·연예인 등 유명 인사를 인터뷰하는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구독자가 모였다. 2019년 1월 1만명 정도였던 매일신문TV 유튜브 구독자는 2020년 말 지역신문사 최초로 10만명을 돌파해 ‘실버버튼’(10만명 인증패)을 받았다. 2022년 8월 기준 구독자는 15만7000여명으로 여전히 지역신문 가운데 가장 많다.

매일신문 콘텐츠 파트는 취재부서 기자들이 기사를 생산하는 뉴스국, 지면을 제작하는 신문국, 디지털을 총괄하는 디지털국 등 3국 체제다. 총원이 21명인 디지털국은 디지털 전략 수립, 디지털 콘텐츠 생산과 유통, 사업 등을 맡고 있다. 지난 5월엔 디지털 콘텐츠 회사 ‘디지털매일’을 세우고 전국 무대로 나섰다. /안성완 매일신문 기자


매일신문 유튜브는 기존 매일신문 독자를 포함해 전 국민이 관심 가질 만한 주제를 다룬다. 다음 달 개편을 앞두고 있는데, 지금은 그날그날 이슈를 전하는 영상에 주력한다. 이와 별개로 정치 토크쇼 성격의 ‘매일신문 프레스18’ 채널도 지난해 1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프레스18은 매일신문 서울지사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8층에 있어서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이 채널은 ‘지역’과 직접적인 관련 없이 정치에 초점을 맞췄다. 촬영도 서울지사에서 진행해 매회 유명 정치인이 출연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대표직에 오르기 전까지 고정 패널로 참여하기도 했다. 라이브 방송 때 동시접속자는 최대 8000여명, 슈퍼챗(실시간 후원)으로 수백만원이 모일 때도 있었다. 지난 4월 시즌1을 종료하고 후속편을 준비 중이다.


매일신문 디지털의 또 다른 축인 디지털 전용 기사도 2019년을 기점으로 성장했다. 같은 해 9월 네이버와 다음에 입점한 게 계기였다. 당시 언론계에선 포털이 지역언론을 홀대한다는 비판 여론이 큰 상황이었다. 포털과 ‘PC 콘텐츠제휴’만 맺고 있던 매일신문, 강원일보, 부산일보는 홀대론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모바일 제휴’ 지위를 인정받아 지역언론 중 첫 타자로 네이버에 편집판을 개설했다.


매일신문을 포함한 세 언론사는 올 초 ‘지역매체 특별심사’로 포털에 입점한 8개 지역사보다 더 폭넓은 주제를 기사화할 수 있다. 8개사는 특별 트랙으로 입점한 만큼 ‘포털에 보내는 전체 기사 중 최소 24%는 지역 사안을 다뤄야 한다’는 규정을 지켜야 하지만, 매일신문 등엔 해당하지 않는다. 매일신문은 이런 이점을 활용해 지역 밖 이슈를 기사화하며 전국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주로 포털에 유통하는 디지털 기사는 디지털뉴스팀이 전담한다. 먼저 전체 조직 구조로 보면 매일신문은 뉴스국(지면 기사 생산), 신문국(지면 제작), 디지털국 등 3국 체제다. 총원이 21명인 디지털국엔 디지털뉴스 1·2팀을 포함해 디지털편집팀, 영상뉴스팀, 제작팀이 있다. 여기서 디지털 콘텐츠 생산, 유통, 사업, 장단기 전략까지 총괄한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디지털뉴스팀 인력 구성이다. 팀 소속 전체 8명 중 7명이 수습 공채로 입사한 기자들이다. 모두 편집국(현 뉴스국)에서 취재부서를 거친 입사 4~12년차다. 지금까지 매일신문 디지털 전용 기사는 취재기자들이 순환 근무하며 맡아왔다. 올해 들어선 처음으로 디지털 기자 1명을 채용하기도 했다.


2019년 포털에 입점하면서 디지털뉴스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뉴스국 기자들이 생산하는 기사는 보통 지면 제작에 맞춰 오후 4시 이후에 나온다. 하지만 포털 이용자들은 실시간으로 뉴스를 찾는다. 그들이 찾고 있는 기사를 시시때때로 전해야 조회수와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다. 매일신문이 디지털 기사를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전국적인 정치·사회 이슈까지 담아 제공하는 배경이다. 디지털 공간에서 기사화를 판단하는 기준은 ‘모든 이용자가 궁금해하는 뉴스’다. 지역지 성격과 정치적인 색은 배제한다. 이재협 매일신문 디지털국장(기획전략실장 겸직)은 “매일신문은 보수라는 인식이 있지만 디지털 기사는 정치색이나 논조가 없다”며 “아무래도 구독자들은 보수적인 분들이 많은데 댓글창을 보면 어떤 기사에선 ‘매일신문이 변했다’고 하고, 다른 기사에선 ‘역시 매일신문’이라면서 서로 논쟁한다. 어쩌면 보수적인 본지 논조가 디지털에선 주목도를 높이는 데 이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네이버에서 매일신문 구독자는 200만명이다. 페이지뷰는 일일 평균 100만회 이상이다. 페이지뷰면에선 네이버에 입점한 지역언론 중 가장 높은 수치라고 매일신문은 분석했다. 이런 규모를 만들고 유지하는 배경엔 디지털뉴스팀의 근무 방식이 있다. 기자들이 일하는 시간을 오전 7시~오후 4시, 오전 9시~오후 6시, 오후 4시~11시 등 3가지로 나눠 1년 365일 내내,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기사 공백 없이 운영한다.


이런 근무 체계는 디지털뉴스팀 구성원들이 자율적으로 만든 덕분에 순항하고 있다. 그동안 여러 실험을 거쳐 가장 효율적인 방식을 찾았다고 한다. 특히 8명 중 12년차인 황희진(1팀장) 기자와 김봄이 기자(2팀장), 8년차 이혜진 기자가 이 팀에서 4~5년 이상 일해오면서 디지털에 최적화한 시스템과 콘텐츠 방향성을 공유하고 있기에 가능했다.


매일신문은 몇 년 사이 경험한 가파른 성장을 발판으로 디지털 사업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그동안 세운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지난 5월 디지털 콘텐츠 회사인 ‘디지털매일’을 설립했다. 전담 인력 2명을 새로 뽑았고 하반기 중 5명까지 늘릴 예정이다. 사무실은 대구가 아니라 서울에 마련했다. 이 사업 역시 전국 무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다.


이재협 국장은 “매일신문이라는 지면은 지역의 신문이지만 디지털 공간에선 지역 제한이 없다. 실제 유튜브와 네이버에서 가능성을 확인했고 이제 디지털매일을 기반으로 우리의 인지도와 영향력을 넓히려 한다”며 “그동안 양적인 성장을 해왔는데, 앞으로는 콘텐츠 품질을 강화하면서 규모를 더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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