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마다 한 목소리…동아·조선 '팀플레이'?

비슷한 기획에 도청·집값 의제화도 보조

행정수도 공방 ‘수도이전’으로 용어통일





동아일보와 조선일보가 행정수도 이전, 도청 공방, 의제설정 등 쟁점마다 편집이나 제목에 있어서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지난 11일자 1면 머릿기사로 각각 ‘이 “수도권 이전 땐 서울 집값 폭락”/노 “지방균형발전 위해 꼭 필요”’(동아), ‘한나라 “수도권 집값 폭락 재앙”/민주 “투기·과밀고통 덜자는 것”’(조선)이라는 제목을 달아 수도권 중산층 시민들의 ‘집값 보전 심리’를 자극하는 편집을 했다. 다른 신문들도 전날 합동토론에서 쟁점이 됐던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1면 머릿기사로 다뤘으나 ‘집 값 폭락’을 1면 제목으로 단 언론사는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세계일보 정도였다. 특히 이날 보도는 조선일보가 초판부터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반응을 토대로 의제화시킨 것으로 동아일보가 제목에서 조선일보를 따라가는 양상을 보였다.

한나라당 남경필 대변인이 “행정수도 건설이 아니라 서울을 옮기는 천도”라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용어대신 ‘수도 이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도 ‘닮은꼴’이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전날까지 사용하던 ‘행정수도’라는 용어 대신 12일자부터 ‘수도이전 따지고 또 따진 뒤에’(동아), ‘한나라-민주 수도 충청이전 공방 계속’, ‘수도이전 쉬운 일인가’(조선) 등 ‘수도 이전’이라는 용어를 공식화했다. 이같은 표현은 동아, 조선 외에 중앙일보가 ‘수도이전 신중하게 접근해야’(12일자 사설) 등에 사용했을 뿐 대부분은 ‘행정수도 이전’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의제설정에 있어서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조선일보가 지난달 20일 ‘차기대통령 이것만은 이루자’는 사고를 통해 ‘내셔널 프로젝트’ 출범을 알린 데 이어 동아일보가 바로 다음날 ‘차기정부 핵심 국가과제 국민과 함께 제시합시다’는 사고를 내고 ‘동아 내셔널 어젠더 위원회’를 가동하는 등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방식으로 ‘차기 정부’의 과제를 제시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조선일보의 ‘이회창-노무현 이것이 다르다’ 기획시리즈와 동아일보의 ‘이회창 대 노무현’도 비슷하기는 마찬가지다. 조선일보는 지난달 28일 ‘살아온 길-인생철학’을 시작으로 지난 10일까지 두 후보의 ‘북한과미국을 보는 눈’ ‘정치스타일’ ‘용인술’ ‘시장경제를 보는 눈’ ‘화법’ 등을, 동아일보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1일까지 ‘내 인생의 10대 뉴스’ ‘지적편력’ ‘금전관’ ‘인사스타일’ ‘교우-가족관계’ 등을 게재하는 등 같은 시기에 비슷한 아이템을 설정했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이외에도 한나라당이 폭로한 도청의혹을 11월 29일부터 3일 연속 1면 머릿기사에 게재하는 한편 ‘이래도 불법 도청 없다인가’(사설), ‘도청, 김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동아) 등 사설을 통해 기정사실화 하는 듯한 보도태도를 보이는 등 한나라당의 폭로성 도청의혹을 부각시키는 데 보조를 맞추기도 했다.

박미영 기자 [email protected] 박미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