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 JTBC지회가 "한국기자협회‧JTBC는 좌편향돼있다"고 발언한 황상무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언론전략기획단장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JTBC지회는 황 단장의 사과와 거취 결정을 촉구했다.
지난 5일 국민의힘 대표로 한국기자협회 주최 대선후보 TV 토론 협상 회의에 참석했던 황 단장은 이튿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 협상은 내가 결렬시키고 나왔다. 주최 측인 한국기자협회가 심하게 좌편향돼 있고, 방송사(토론회 중계사)는 종편 중 역시 좌편향 된 JTBC였기 때문"이라는 글을 올렸다.
실제 5일 협상에서 황 단장은 "한국기자협회가 특정정당과 특수관계에 있고, 주관 중계방송사를 이미 정해놓은 토론회 틀에 들어오라고 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주장하며 토론회 불참을 선언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기자협회는 6일 입장문에서 "국민의힘은 '8일 토론회 진행'에 동의하고 참석해 주제와 형식을 정해야 하는 룰 미팅 도중에 돌연 주최 측과 방송사 변경, 토론회 날짜까지 바꾸자는 무리한 요구를 했고, 이로 인해 실무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JTBC지회는 7일 발표한 성명에서 "중립성과 공정성이 담보돼야 하는 자리에서 특정 언론사를 근거도 없이 비난하고, 실무협상 단계에서 4당 합의로 계획됐던 TV 토론을 무산시킨 것은 기자 전체에 대한 모욕이나 다름없다"며 "언론사 특성과 상관없이 전국 언론사 소속 기자 1만 여명이 소속된 한국기자협회가 '좌편향' 됐다고 한 것도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JTBC지회는 "황 단장은 특히 JTBC가 '좌편향' 돼 있다고 맹공을 퍼부으면서도 뚜렷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오로지 내놓은 것이라고는 '손석희 사장의 편향성'인데, 정작 손 사장의 보도 관여 여부에 대한 기초적인 사실관계 확인조차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손 사장은 이미 해외 순회특파원 보임을 받고 지난해 11월 출국한 상태다.
이어 JTBC지회는 "무분별한 비판으로 손 사장의 명예는 훼손됐고, JTBC 구성원 전체도 편향된 언론사 소속 기자들이 되고 말았다. 열심히 자리를 지키며 묵묵히 일하는 기자들에게 돌팔매질을 한 셈"이라며 "또한 손 사장 재임 여부와 상관 없이 JTBC는 지금껏 특정 집단을 위해 편향된 보도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JTBC지회는 이번 TV 토론 무산 사태에서 국민의힘이 좌우를 가르며 네 편과 내 편을 따지는 '낡은 언론관'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JTBC지회는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시절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출입기자들에게 합의된 질문만 받아 '언론 줄세우기' '길들이기'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구태정치를 답습해 민심이 등을 돌렸던 지난날 과오를 잊고 대선을 한 달 앞둔 시점에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들이대니 한심한 노릇"이라고 했다.
JTBC지회는 "적어도 이번 '좌편향' 발언이 성일종 국민의힘 TV토론 협상단장의 해명대로 황 단장 개인의 생각이 맞다면, 국민의힘은 편협하고 편향된 언론관을 드러낸 황 단장에게 더 이상 공보 업무를 맡기지 않는 것이 순리"라고 밝혔다.
다음은 성명 전문.
<국민의힘은 '기울어진 운동장' 발언을 취소하고 '기울어진 언론관'에서 벗어날 때다>
- JTBC 좌편향 발언 관련 한국기자협회 JTBC지회 성명
"어제 협상은 내가 결렬시키고 나왔다. 주최 측인 기자협회가 심하게 좌편향 돼 있고, 방송사는 종편 중 역시 가장 좌편향 된 JTBC였기 때문이다" 대선후보 TV토론 협상단인 황상무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언론전략기획단장이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일부다. 당초 8일로 예정됐던 TV 토론을 사실상 무산시키며 내놓은 발언이다. 논란이 일자 글은 내렸지만, 황 단장은 JTBC 뿐 아니라 JTBC에 소속돼 현장에서 '팩트'를 발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자 전체를 모독했다. 한국기자협회 JTBC 지회는 발언 주체인 황 단장과 국민의힘을 강력히 규탄하며, JTBC 기자들에 대한 사과와 황 단장 거취 결정을 촉구한다.
공영방송 메인앵커 출신이 쓴 글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편협하고 편향적인 시각은 눈을 의심케 한다. 유력 대선주자를 보유한 제1야당 선대본부 언론전략을 기획하는 인물이라면, 특정 언론사를 지목해 정치적 성향을 운운하지 말았어야 했다. 중립성과 공정성이 담보돼야 하는 자리에서 특정 언론사를 근거도 없이 비난하고, 실무협상 단계에서 4당 합의로 계획됐던 TV 토론을 무산시킨 것은 기자 전체에 대한 모욕이나 다름없다. 언론사 특성과 상관없이 전국 언론사 소속 기자 1만 여명이 소속된 한국기자협회가 '좌편향' 됐다고 한 것도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황 단장은 특히 JTBC가 '좌편향' 돼 있다고 맹공을 퍼부으면서도 뚜렷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오로지 내놓은 것이라고는 '손석희 사장의 편향성'인데, 정작 손 사장의 보도 관여 여부에 대한 기초적인 사실관계 확인조차 거치지 않았다. 손 사장은 이미 해외 순회특파원 보임을 받고 지난해 11월 출국한 상태다. 국민의당까지 "심지어 협상에 나온 국민의힘 협상단은 JTBC 손석희 사장이 현직에 없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무분별한 비판으로 손 사장의 명예는 훼손됐고, JTBC 구성원 전체도 편향된 언론사 소속 기자들이 되고 말았다. 열심히 자리를 지키며 묵묵히 일하는 기자들에게 돌팔매질을 한 셈이다. 또한 손 사장 재임 여부와 상관 없이 JTBC는 지금껏 특정 집단을 위해 편향된 보도를 한 적이 없다.
JTBC는 가장 최근인 지난 3일에는 민주당 대선후보 아내 관련 법인카드 유용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입수해 보도했고, 지난해 말에는 대장동 특혜 의혹 관련 연속 보도로 수상하기도 했다. 동시에 국민의힘 대선후보 아내와 무속인 관련 의혹, 허위 학력 기재 의혹 등 수많은 단독 보도도 해왔다. 취재 현장에서는 'JTBC는 대체 어디 편이냐'는 말을 들을 정도이고, 대선을 한 달 남짓 남긴 시점에 '성역 없는 비판'을 모토로 제각기 열심히 뛰고 있다. '편이 없는 것'이 정치적 편향성이라면 몰라도, '가장 좌편향 됐다'는 말에 수긍할 수 없는 까닭이다.
이번 TV 토론 무산 사태에서 국민의힘이 드러낸 것은 좌와 우를 가르며, 네 편과 내 편을 따지는 '낡은 언론관'이다. 과거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출입기자들에게 합의된 질문만 받아 '언론 줄세우기' '길들이기'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 시절이다. 구태정치를 답습해 민심이 등을 돌렸던 지난날 과오를 잊고, 대선을 한 달 앞둔 시점에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들이대니 한심한 노릇이다. 반 년 전 고발 사주 의혹이 터졌을 때 '메이저' 언론과 '인터넷 언론'을 나눠 호되게 뭇매를 맞았던 기억도 잊었는지 묻고 싶다.
결국 8일 토론회는 사실상 무산됐고 오는 11일 열리는 걸로 정리되는 듯 보인다. 기자협회는 JTBC 주최로 토론회를 개최하려던 계획을 바꿔 종편 4사, 보도전문채널 2곳 공동주최로 개최하는 안 등을 추진한다고 한다. 이미 총론을 거쳐 각론으로 들어갔던 사안이다. 공문 등으로 오간 공식 조율을 마치고 실무 협의만 남은 상황에서 황당한 이유로 기협과 공동주최를 못 하게 된 상황이 무척 아쉽다. 또한 국민의힘은 '지상파 3사 토론'처럼 '종편 4사 토론'으로 하자는 논리를 댔지만, 기자협회 차원에서 진행되는 토론을 굳이 종편 4사가 같이 해야할 이유는 없다. 종편이 별도로 추진하지도 않았거니와 합의해서 마련할 만한 사안을, 굳이 국민의힘이 발 벗고 나서는 이유가 따로 있는지도 궁금하다.
황 단장은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기울어진 운동장에는 참석하기 힘들다"고 토론회 거부 이유를 밝혔다. 기울어진 운동장 대신, 낡은 언론관을 지닌 국민의힘에 '기울어진 언론관'이라는 수식어를 부여해주고자 한다. '기울어진 언론관'을 지닌 국민의힘이 지극히 우려스럽다. 물론, JTBC를 '좌편향'됐다고 매도했을지언정, 최소한 국민의힘과 유착되지 않고 있음을 '인증'을 해준 것은 정말 고마운 일이지만 말이다. 적어도 이번 '좌편향' 발언이 성일종 국민의힘 TV토론 협상단장의 해명대로 황 단장 개인의 생각이 맞다면, 국민의힘은 편협하고 편향된 언론관을 드러낸 황 단장에게 더 이상 공보 업무를 맡기지 않는 것이 순리다.
한국기자협회 JTBC 지회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