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질적 변화 있으면 바꾸겠다”
언제까지 미국 먼저인가. 대부분의 언론이 북한과 미국의 관계를 ‘북미’로 쓰고 있는 가운데 조선일보만 유일하게 ‘미북’으로 표현하고 있다.
북한의 핵개발 문제를 둘러싸고 북한과 미국이 ‘제네바 합의 파기’에 대한 책임 공방을 벌이자 조선일보는 지난달 23일 이를 보도하며 ‘제네바 합의 파기 미·북 책임공방’이라는 제목을 달아 미국을 앞세운 보도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세계일보가 같은 날 ‘제네바합의 무력화 북미 책임핑퐁’이라고 보도한 것을 비롯해 대다수 언론은 ‘당분간 북-미간 책임 떠넘기기 공방이 이어질 전망…’(한겨레 11월 22일자), ‘북·미 말만으론 부족하다’(경향 11월 22일자) 등 ‘북미’로 표현했다.
조선일보는 이외에도 ‘북 서해도발/정부 미·북대화 재개 기대접어’(2002년 7월 3일자), ‘DJ, 미북관계 조율 가능할까’(2002년 2월 3일자) 등 북한과 미국과의 관계를 설명할 때 ‘미북관계’, ‘미북대화’라며 미국을 먼저 보도하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과거에 ‘미북’이라고 표현하던 대부분의 언론사는 시점에 차이는 있으나 지난 95년 남북한 UN 동시가입 후 ‘북미’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해 두 가지 표현이 혼재된 모습을 보이다가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부터는 ‘북미’라고 보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홍준호 조선일보 정치부장은 “한·미 동맹관계에 있기 때문에 그동안 미북관계라고 표현해 왔는데 이를 바꾸기 위해서는 질적인 변화와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남북관계의 질적인 변화가 있으면 당연히 바꿔야 하겠지만 지금은 변화의 와중에 있다”고 밝혔다.
박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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