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베트남어 자막… 지역방송 한계 극복

전주MBC '다정다감' 2년째 자체편성
지역 내 다문화 이슈 다루며 화제

전주MBC가 매주 토요일 오전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 ‘다정다감’을 2019년 7월부터 2년 넘게 방송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한 코너인 ‘다문화뉴스’는 중국어·베트남어 자막 서비스를 하고 있다.

전주MBC가 도내 다문화 가정을 위해 제작하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다정다감’이 다문화 이슈를 다루는 방송사의 선례로서 조명 받고 있다. 정규 편성으로 이 문제를 다루고, 일부 코너에선 중국어·베트남어 자막까지 사용하는 등 그간 방송 프로그램의 한계를 극복한 행보로서다.


전주MBC는 매주 토요일 오전 9시45분부터 약 25분간 다문화 가정을 위한 프로그램 ‘다정다감’(연출 황일묵 PD)을 방영한다. 지난 2019년 전북도청, 전라북도 다문화가족지원센터협회, 전라북도교육청, 전주MBC 등이 다문화방송 준비위원회를 꾸리며 시작됐고, 그해 7월 첫 방송 이후 2년 넘게 독립된 편성을 유지 중이다. 다문화인들이 공동체 주요 구성원이 됐지만 이들을 위한 정보와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부족한 만큼 생활정보를 제공하고, 당당히 함께 하는 이웃임을 알린다는 기획의도다.


프로그램은 이에 따라 ‘우리 친구할까요’(더불어 사는 다문화 이웃 이야기), ‘다(多)가치’(상생 공존하는 삶의 현장 방문), ‘다문화 게시판’(다문화인 위한 행사 소개) 등 코너로 구성됐다. 코너별로 쪼갠 영상을 유튜브채널 ‘전주MBC 다문화TV’에 따로 업로드도 한다. 특히 다문화 가정 관련 한 주간 뉴스를 소개하는 ‘다문화뉴스’는 중국어·베트남어 자막을 화면에 제공하며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황일묵 PD는 “이주 여성 중에선 한국어가 익숙지 않은 분들이 있다. 출신국 언어로 정보를 전하자는 의견이 도청과 논의 과정에서 나와 2개국어 자막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보도국 뉴스 중 다문화 연관 뉴스를 선별해 번역자들께 의뢰를 하고 제작진이 오려 붙이는 식으로 제작한다”고 했다. 이어 “일하는 시간과 겹쳐 TV시청이 어려울 수 있어 유튜브 채널도 운영한다. 내년부터 방송에선 영어 등 3개국 자막을, 유튜브에선 러시아어까지 4개 자막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주MBC ‘다정다감’ 사례는 그간 정보성 시사교양 프로그램 등이 일회적으로 다문화인을 다뤄온 방식과 대비된다. 기존 이주민들의 흥미와 인식개선 차원을 넘어 새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시도로서도 유의미하다. 황 PD는 “지난 5월 전임으로 프로그램을 맡은 후 제가 만나본 이들은 자격증을 따려고 하거나 자원봉사를 다니는 등 의욕 넘치고 한국사회에 도움받은 걸 베풀려는 분들이 많았다”며 “다문화 2세에 대한 문제를 중요하게 보는데, ‘낙인효과’ 때문에 본인이나 가족이 꺼려 방송을 만드는 데 어려운 점도 있다. 여기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면 어떨까 싶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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