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노조가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지난달 3일부터 지속되고 있는 무단협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정형택 전국언론노조 SBS본부장은 9일 '본부장의 편지'를 통해 "8일 노동위에 노동쟁의 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것을 빼앗길 것이 불 보듯 했기에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SBS 구성원들의 임금, 인사, 노조활동 등을 규정하는 단체협약은 지난달 3일을 기해 효력을 상실한 상태다. SBS 사측이 지난 4월 노조에 단협 해지를 통고한 이후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유예기간 6개월이 지났기 때문이다.
노사 갈등의 쟁점은 사장, 보도·편성·시사교양 본부장에 대한 임명동의제 존폐다. SBS 사측은 단협 해지 통고에 앞서 지난 1월 임명동의제 전면 폐지를 요구했다. 10여차례 협상 끝에 노조는 사장을 임명동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본부장·국장급만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사측은 이를 거부하고 국장급만 시행하자며 맞서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측은 지난 8일 노조에 공문을 보내 다음달 1일부터 노조활동을 보장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조 집행부의 근로시간 면제와 조합비 공제, 조합 사무실에 대한 지원은 지속하지만 일정기간 경과 후에는 이 또한 해지하겠다고 경고했다.
정형택 SBS본부장은 '본부장의 편지'에서 "사측 공문대로라면 근무시간 중 총회와 대의원대회 같은 조합 활동과 노사협의회, 고충처리위원회, 단체교섭 등 노사협의로 개최되는 각종 회의를 할 수 없게 된다"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단체협약 해지라는 가장 폭력적인 방법을 택했던 사측이 이제 노조 탄압의 본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SBS 노조는 사측의 압박에 대항해 단체행동에 나선다. 오는 15일부터 점심시간(11시40분~12시) 서울 목동 사옥 1층 로비에서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피켓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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