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팡이만 꽂아도" 지역감정 조장 여전

민언련, 보도사례 전시회

‘○○당 공천=당선’, ‘○○당은 지팡이만 꽂아도 당선’이라는 식의 지역감정 조장 보도가 지역언론에서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전남, 전북, 대전·충남, 경남, 부산 등 5개 지역 민언련이 지난 13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지역감정조장 언론보도 사례 전시회’에서는 이같은 지역감정조장 보도를 한데 모아 눈길을 끌었다.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 것은 특정 지역을 특정정당의 ‘텃밭’으로 보도한 경우. ‘한나라 텃밭확인…낮은 투표율 부담‘(경남신문 8월 9일), ‘민주 텃밭 이상, 전략수정 비상’(전라일보 6월 4일), ‘민주 텃밭지키기 초비상’(전북도민일보 6월 4일), ‘자민련 텃밭 확고히 수성’(대전매일 7월5일) 등 특정정당의 지지도를 빌미로 ‘텃밭’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지역정서를 부추기는 여론몰이식 보도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나라 텃밭 안전 거물급 없어 나도’(경남도민일보 6월 25일)는 “한나라당 지팡이만 꽂아도 당선”된다거나 “공천=당선”이라는 보도태도를 보여 “선거를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을 샀다.

또 언론이 지역정서에 호소하는 정치인들의 발언을 여과 없이 기사화 함으로써 지역감정을 확대재생산 하는 문제도 지적됐다. 대전매일과 중도일보는 6월 6일 ‘한·자 충청 격돌’에서 “멍청도, 충청도 소리를 들으려 하느냐”는 자민련의 발언을 그대로 기사화 했다.

이밖에 만화 만평을 통한 지역감정 조장 사례도 지적됐는데, 대전일보의 경우 3월 22일자 만평에서 노무현 후보가 이인제 후보에게 “충청표 다 먹어라. 나는 영남표 다 먹을테니”라고 말하는 내용을 그려 민주당 경선을 지역선거로 몰아갔다는 지적을 샀다.

민언련은 “지역감정조장을 감시해야할 언론이 지역감정을 상업적, 혹은 정략적으로 이용해 비판 없는 확대 재생산을 하고 있다”며 “선거시기에 정치인들이 양산해내는 수없이 많은 발언들과 지역대결구도로 몰고 가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자는 의도에서 매년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미영 기자 [email protected] 박미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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