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일 방송위장' 소동 일단 진정

박지원 장관 방송위원장 내정설 부인··· 방송계선 의혹 눈길 여전

'한정일 방송위원장 내정' 소문을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이 공식 부인함으로써 들끓던 방송계가 일단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박 장관은 19일 중견 방송언론인들의 모임인 여의도클럽(회장 유수열 MBC 제작본부장) 간담회에 참석해 "방송위원으로 많은 추천이 들어왔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누가 선임되든 새 방송위원회가 출범할 때까지 한시적 임무밖에 맡을 수 없어 정부가 방송을 장악할 의도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문화관광부 한 관계자도 "이주 중 3인의 방송위원이 선임되면 방송위원들이 방송위원장을 호선할 것"이라며 "모든 절차는 방송법에 정해진 대로 이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방송노조, 시민단체들은 새 방송위원이 선임될 때까지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의혹의 눈길은 거두지 않고 있다. 방송위원회 노조(위원장 신상근)는 20일 "정권 일각에선 아직도 한정일 전 종합유선방송위원장을 방송위원장에 앉히려는 공작을 하고 있다"며 "정부는 행정부 추천 방송위원을 밀실야합이 아닌 공명정대한 방법으로 선임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16일 언론개혁시민연대(상임대표 김중배), 언론노련(위원장 최문순)과 방송 노조, PD연합회(회장 정길화) 등 시민, 언론단체들은 일제히 성명을 내 한 전 종합유선방송위원장의 방송위원장 내정을 즉각 취소하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현 방송위원회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정권에 우호적인 인사를 방송위원장으로 선임하려는 것은 내년 총선에서 방송을 집권 여당의 홍보도구로 삼으려는 의도이며 ▷한 전 종방위원장은 97년부터 아태재단 이사와 제2건국위원으로 활동 중으로 정치적 중립을 요하는 방송위원장에 부적격자라고 주장했다.



'한정일 방송위원장 내정설'은 김창열 위원장과 권성 위원이 각각 건강 악화, 겸임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14일 사퇴한 직후 한 방송 관계자가 정권 내 고위층 인사에게 '내정 사실'을 확인하면서 방송계에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위원회는 현재 대법원장 추천 2명, 대통령 추천 1명 등 3인의 위원이 공석이다.



한편 기자협회는 전국 기자회원을 대상으로 21일부터 26일까지 통합방송법 조속 통과 서명운동을 벌여 정부여당 등 정치권에 전달할 계획이다. 또 언개연과 KBS 노조는 방송노조 지도부 구속과 관련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해 방송개혁을 위한 노조파업의정당성과 구속자들에 대한 선처를 피력할 예정이다. 노조집행부를 업무방해 및 폭행 혐의로 고발했던 KBS는 지난 17일 소를 취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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