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대한민국 선수는 232명. 힘든 훈련을 이겨내고 당당히 가슴에 태극기를 달았는데, 비인기 종목의 선수들은 TV 중계방송이나 뉴스에서 보기 어렵다. 그런 탓에 비인기 종목에 주목한 SBS의 소셜 동영상 뉴스 ‘비디오머그’가 눈길을 끈다.
SBS 비디오머그는 도쿄올림픽 취재를 위해 기자 2명을 파견했다. 경기 결과보다 과정을 담고, 경기 이면에 있는 스토리를 찾고, 비인기 종목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다. 도쿄 현지에서 취재한 생생한 영상에 자막과 음악을 입혀 ‘비머 in 도쿄’라는 2~7분짜리 제작물을 유튜브로 방송하고 있다.
특히 비인기 종목의 선수들을 취재한 3개 에피소드가 눈에 띈다. 비디오머그 취재진은 요트 레이저급에 출전한 하지민 선수와 가라테 종목에 출전한 박희준 선수를 인터뷰했고, 사이클 여자 개인도로에 출전한 나아름 선수의 환한 웃음을 카메라에 담았다.
지난달 29일 도쿄에서 서남쪽으로 60km 떨어진 에노시마 요트하버로 향한 취재진은 5시간 넘게 바다에서 외롭게 경기를 펼치고 나온 하지민 선수와 만났다. 비디오머그와 인터뷰에서 “한국인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했던 하 선수는 한국 선수 최초로 요트 메달 레이스에 진출해 최종 7위에 올랐다. 비디오머그는 하 선수가 출전한 메달 레이스 풀영상도 올렸다.
하지민 선수는 비디오머그 취재진에 이런 문자를 보냈다. “생소한 종목임에도 많은 관심과 응원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요트종목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방송된 것으로 들었는데 조금은 복잡하지만 더운 여름 바다에서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는 요트경기를 즐겁게 보셨길 바랍니다. 또 도쿄에서 조금 떨어진 에노시마까지 오셔서 인터뷰해주시고 현장을 전해주신 비디오머그께도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비디오머그는 가라테로 메달에 도전하는 박희준 선수를 지난 1일 일본 나리타 공항 입국장에서 인터뷰했다. 박 선수는 SBS와 인터뷰를 처음 해봤다며 쑥스러워했다. 그는 “중계를 해 주실지는 모르겠지만 중계를 해준다면 매력적인 좋은 모습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박희준 선수의 가라테 남자 가타 엘리미네이션 라운드는 6일에 열린다.
네티즌들은 비디오머그 영상을 통해 비인기 종목에 출전한 대한민국 선수들을 알게 됐다고 호평했다. “비인기 종목이지만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확인하고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며 응원의 댓글을 계속 남기고 있다.
조창현 영상기자와 짝을 이뤄 도쿄에서 취재 중인 조성원 기자는 “우리가 소개한 비인기 종목의 선수들을 응원하고, 그런 격려에 힘입어 선수들이 선전을 펼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끼고 있다”면서 “몇 시간씩 찍어야 하고, 일이 새벽에 끝날 때도 있지만 별로 고달프지 않다”고 말했다.
조 기자가 고달프지 않다고 얘기할만하다. 지난달 31일 저녁 일본 도쿄 아리아케 경기장에서 열린 올림픽 여자배구 한일전에서 맹활약한 김연경 선수의 ‘직캠’ 영상은 조회수가 110만이 넘었고 댓글도 2000여개가 달렸다. 조성원 기자는 “어떻게 하면 다른 매체와 다르게, 유튜브 플랫폼에 맞게 전할까 고민하다가 김연경 선수 직캠을 시도했다”면서 “개인적으로 유튜브는 고참급 방송기자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중요한 영역인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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