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 "공영방송법 통과 촉구 언론노조, 강력 지지"

전국언론노조는 14일부터 국민참여 공영방송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며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항의 농성에 돌입했다. 전국언론노조 제공

한국기자협회가 국민참여 공영방송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며 정부여당을 향해 항의 농성을 벌이고 있는 전국언론노조를 지지하는 성명을 냈다.

 

언론노조는 14일 공영방송 이사와 사장 선임에 국민 참여를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공영방송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처리될 때까지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항의 농성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협회는 성명을 내고 "언론노조의 항의 농성에 강한 지지를 보내며 함께 힘을 모을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기자협회는 "문재인 대통령의 언론공약 이행도는 처참할 정도로 낮은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기자협회를 비롯한 언론 현업단체들은 문재인 정부의 언론개혁 추진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며 "지난 6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공영방송에 대한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며 입법을 약속했지만 7월의 절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결과물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기자협회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징벌적 손배제 관련) 소모적인 논쟁이 장기간 계속되면서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반인 지역언론 활성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포털 개혁 등 진짜 언론개혁의 여러 사안들은 뒷전에 팽개쳐 놓고 있다"며 "공영방송법 개정안 처리가 이행될 때까지 항의 농성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언론노조에 다시 한 번 강한 지지를 보낸다"고 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

 

언론개혁 지금도 늦다- 정부 여당에 대한 언론노조의 항의 농성에 강력한 지지를 보낸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뒤늦게 언론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다'는 옛말이 있다. 정부·여당의 언론정책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의 언론공약 이행도는 처참할 정도로 낮은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기자협회를 비롯한 언론 현업단체들은 문재인 정부의 언론개혁 추진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민주당은 최근 당내 미디어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주요 언론단체 등의 여론을 청취하는 듯하더니 각종 독소조항이 담긴 언론관련 정책들을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언론단체들과의 의견 청취도 마치 정답을 정해놓은 것 같이 급작스럽고, 형식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마치 미리 짜여진 각본 같다는 의혹이 들 정도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지난 6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공영방송에 대한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며 입법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7월의 절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결과물을 찾아보기 어렵다.

 

보다 못한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이달 안으로 국민참여 공영방송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며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오늘(14일) 오전 11시부터 항의 농성에 돌입했다.

 

언론노조는 “민주당 송영길 당 대표와 미디어특위 대표 등이 국회 대표연설 등을 통해 공영방송 이사, 사장 선임에 대한 국민 참여 보장으로 정치권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후견주의를 타파하겠다고 대국민 약속을 했으나 실제 입법 노력은 전무한 상태”라고 비판했다.

 

한국기자협회는 전국언론노조의 항의 농성에 강력한 지지를 보낸다.

 

공영방송법 개정에 손을 놓고있는 민주당은 무엇이 그리 급한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법안에는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법은 한마디로 언론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악법이다. 애초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주된 적용 대상으로 삼았던 유튜브와 SNS, 1인 미디어는 제외되고 그 대상을 기존 언론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짜뉴스 방지라는 기존의 목표에서 완전히 벗어난 법안으로 재탄생했다.

 

일부 언론에 대한 국민 악감정에 기대서 모든 기자를 적으로 돌리며 추락하고 있는 정부·여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사실 가짜뉴스와 허위사실로 피해를 본 경우 우리나라처럼 언론피해 구제제도가 잘 돼 있는 나라도 없다. 언론중재위원회가 있고, 민사 손해배상과 형사처벌이 모두 가능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 째 계속된 징벌적 손해배상제 추진 논의만으로도 언론계가 상당히 위축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과잉 규제이고, 이중 처벌이며 명확성의 원칙 위배 등 위헌적 요소가 다분하다.

 

3배, 5배 금전적인 부담을 지우면 언론사가 보도에 더 신중할 것이라는 1차원적인 생각을 거대 집권여당에서 한다는 것 자체가 한국 정치의 현실을 보여준다.

 

정당한 보도라면 재판 결과로 입증될 것이라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지만, 소송 과정에서 고통과 압박을 받는 현업 기자들의 상황은 전혀 모르고 하는 소리다. 법안 자체로만 봐도 징벌적 손배제의 핵심 요건인 '악의적', '고의중과실'에 대한 정의도 모호하다.

 

배상 규모를 피해액의 5배로 상향하고, 정정보도를 무조건 첫 화면에 게재하는 등 보도한 언론에게 입증 책임을 전가하는 독소조항들도 이번에 추가됐다.

 

징벌적 손배제는 정부 정책의 비판이나 의혹 보도 등을 봉쇄하는 ‘입막음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 ‘극심한 피해’, ‘왜곡보도’ 기준도 천차만별이고 특정정당에 반대되면 '악의적 보도'이고 '가짜뉴스'인가. 언론사와 언론인의 흠집내기 수단으로 남용돼 언론의 신뢰도 하락에 큰 영향을 줄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현업 기자들은 언론개혁에 절대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방향과 목적이 옳아야 한다. 이런 소모적인 논쟁이 장기간 계속되면서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반인 지역언론 활성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포털 개혁 등 진짜 언론개혁의 여러 사안들은 뒷전에 팽개쳐 놓고 있다.

 

언론노조는 공영방송법 개정안 처리가 이행 될 때까지 항의 농성을 중단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한다. 한국기자협회는 언론노조의 항의 농성에 다시 한 번 강한 지지를 보내며 함께 힘을 모을 것을 약속한다.

 

2021년 7월 14일

한국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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