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노년에 한글을 배워 시를 쓴다는 ‘칠곡 할매’들은 이 코로나 시기를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할매’들의 한글공부 이야기를 담은 다큐영화 <칠곡 가시나들> 기사를 읽다 문득 궁금했습니다.
경북 칠곡군을 찾았습니다. 코로나 3차 유행 이후로 ‘할매’들의 배움터는 문을 닫았습니다. 학교 가는 즐거움을 앗긴 어르신들은 “하루가 참 지엽다”고 했습니다. ‘감’을 잃지 않으려는 할머니들은 일상을 삐뚤빼뚤 글로 옮겨도 보고, 침침한 눈을 비비며 책을 읽기도 했습니다.
“배우고 난깨 인제 풀 한 포기도 예사로 안 보이더라고예.” 봉재순 할머니는 공부하고 시 쓴 얘기를 펼쳐놓는 동안 봄꽃보다 환했습니다. 그의 말에는 지혜와 통찰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런 개인 서사가 글(시)로 남게 돼 참 다행이다 생각했습니다.
마을 담벼락에 새겨진 봉 할머니의 시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어드렸습니다. 사진을 뽑아서 다큐게재 신문과 함께 부쳤습니다. 이 취재를 추억해 주십사 하는 마음도 담았습니다.
강윤중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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