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에 신용섭씨 추천 강행…MBN 노조 "날치기"

(연합뉴스)

MBN에서 사외이사 선임을 두고 논란이 불거졌다.

 

전국언론노조 MBN지부는 26일 사측이 사외이사 추천을 '날치기'로 처리했다며 이를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MBN지부에 따르면 MBN 사측은 지난 22일 MBN 시청자위원회에 사외이사를 추천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앞서 지난해 11월 방송통신위원회가 MBN의 조건부 재승인을 결정하며 부과한 조건에 '시청자위원회가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이 포함돼 있어서다.

 

사측은 공지 3일 뒤인 25일까지 사외이사 추천을 마무리해달라고 요청했다. 25일 열린 시청자위원회 회의에서 시청자위원 총 11명 가운데 사측 추천 인사 6명은 신용섭 전 EBS 사장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반면 노조 추천 시청자위원 5명은 3월19일 주주총회를 앞둔 상황에서, 2주간 충분한 시간을 들여 복수의 후보를 심의해 결정하자고 건의했다. 그러나 사측 추천 시청자위원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MBN지부는 26일 성명에서 "사측 시청자위원들은 일방적인 단수 후보 추천으로 회의를 강행했다. 이는 방통위의 재승인 권고 조건을 위반하는 심각한 폭거"라며 "특히 (사외이사로 추천된) 신용섭 전 EBS 사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낙하산으로 임명된 통신 관료 출신으로 노조와 충돌을 빚고 독립유공자 관련 다큐 제작을 방해하는 등 제작의 자율성을 침해했다는 논란의 주인공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MBN지부는 "지난해 11월 노사합의 당시 사측은 시청자위원을 노사 5대5 동수로 구성하되 위원장은 사측이 추가로 추천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노조는 위기 극복 차원에서 받아들였지만 이를 빌미로 사측 위원들은 6:5 다수결을 주장했다"며 "어렵게 구성된 시청자위원회를 거수기로 만들고 허수아비 사외이사를 세우는 것이 행정소송이나 다음 재승인 과정에 도움이 될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이날 노조 추천 시청자위원 5명도 입장문을 내고 위원회의 파행적 운영에 비판 목소리를 냈다. 위원들은 "MBN 사측은 회의가 열리기 3일 전에야 단체카톡방에 사외이사를 추천해달라며 사진(공문)을 보냈다. 이에 대해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제기하고 회사에 기간 연장 등의 재검토를 건의하자고 했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먼저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결정할지 논의하고 사외이사 추천을 결정하자는 합리적 견해를 묵살하고 (사측 위원들은) 마치 작전이라도 수행하듯 추천을 강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렇게 회의를 파행적으로 진행해 사외이사 추천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시청자들의 불신과 쇄신을 통한 재승인 기회를 져버리게 될 것이다. 그 책임은 전적으로 이를 강행한 분들과 MBN 사측에 있다"며 "지금이라도 회의 파행과 새 사외이사 선출과정의 문제점을 시정하고 재논의하자"고 요구했다.

 

노조와 노조 추천 시청자위원들의 문제 제기에 대해 MBN 사측은 기자협회보와의 통화에서 "시청자위원회는 독립된 기구이기 때문에 회사 차원의 공식적인 입장을 표하기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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