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5) 현장 복귀 첫 날에 마주한 눈물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1년 내근 후 다시 현장으로 나온 날,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했습니다. 이날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한 기업의 전직 대표들에 대한 1심 재판이 열렸습니다. 재판부는 해당 제품의 특정 성분에 의한 피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전 대표들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내 몸에서 일어난 일이 증거입니다.” 1심 선고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조순미씨가 울면서 외쳤습니다. 두 주먹은 분노를 꼭 쥐었습니다. 그 사이로 산소호흡기에 연결된 줄이 도드라져 보였습니다. “촤르르륵” 차가운 공기 속에 카메라 셔터소리가 요란했습니다.


2년 전 사진기획을 하며 조순미씨를 카메라에 담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그는 울고 있었습니다.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피해자는 있는데 피해를 입힌 자들이 없습니다. 피해에 대한 제대로 된 책임을 지우지도 못하는 사회와 그 앞에서 무기력하게 울려대는 나의 셔터소리가 서글펐습니다.


현장 복귀 첫날에 마주한 눈물과 사진을 찍는 일에 대해 곱씹고 있습니다.


강윤중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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