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BS제주방송 이사회, 무자격 사장 선임 철회해야"

전국언론노조·전국민영방송노조협의회 성명

전국언론노조와 전국민영방송노동조합협의회가 이용탁 JIBS제주방송 사장의 내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해 제주방송 대주주의 테마파크 사업장을 홍보하는 기사를 내보내 물의를 빚은 인물인데도, 제주방송 이사회가 지난 29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이용탁 국장을 새 사장으로 내정하고 새해 업무를 시작하는 1월4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 국장을 최종 임명하겠다고 밝힌 데 반발한 것이다.

 
전국언론노조 JIBS지부가 지난해 경영진의 언론 사유화 시도를 규탄하면서 신언식 회장의 즉각 사퇴와 경영진의 공정 방송 로드맵 공표를 주문하며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JIBS지부 제공) 

언론노조는 30일 성명을 내고 “이용탁 국장은 보도제작본부장으로 있었던 지난해 8월 메인뉴스를 통해 제주방송 대주주의 테마파크 사업장을 홍보하는 기사를 내보냈고, 이 일로 제주방송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 제재인 ‘관계자 징계’를 받았다”며 “이 과정에서 보도 최고 책임자였던 그는 일련의 사태를 빚게 한 원인과 책임을 후배인 일선 기자에게 떠넘기는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행태를 보여 제주방송 구성원들의 반발과 비난을 샀다. 결국 그는 보도제작본부장이란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노조는 제주방송 대주주인 신언식 회장과 이사회에 이번 사장 내정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의 요구를 거부하고 사장 임명을 강행한다면 1만5000 조합원과 함께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단행할 것이다. 이로 인한 모든 책임은 신언식 회장과 이사회에 있음을 분명히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사장 임명동의제'도 노사 합의로 마련해야

 


 

언론노조는 이와 함께 사장 임명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의사가 반영되는 ‘사장 임명동의제’를 노사 합의로 마련해 시행할 것도 주문했다. 

 

언론노조는 “최초의 민영방송사인 SBS는 2017년부터 노사 합의로 사장 임명동의제를 시행하고 있고, 전 지역 MBC는 일괄적으로 노사 동수로 구성된 ‘임원 추천위원회’에서 사장을 추천하는 제도를 2년 전부터 운영해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며 “언론노조 JIBS제주방송지부도 사장 임명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최근 사측에 사장 임명동의제를 제안했다. 그런데 (제주방송은) 이를 묵살하고 이사회와 주주총회란 허울뿐인 절차를 통해 대주주의 입맛에 맞는 인사를 사장으로 뽑는 그릇된 관행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재 사용을 허가받은 방송사들은 대주주의 사유물이 아니다. 대주주 마음대로 사장을 뽑고 내보내선 안 된다”며 “지역 사회의 민주화와 발전에 기여해야 하는 방송사의 소명과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인물이 민주적 절차를 통해 사장에 임명돼야 하고, 사장은 자본으로부터 독립과 자율이란 토대 위에 방송사를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민영방송노조협의회도 "인사가 아니라 참사" 성명 내

 


 

전국민영방송노조협의회도 31일 성명에서 “지난 29일 제주방송 이사회가 사장으로 내정한 인사는 결격 사유가 차고 넘친다. 이건 인사가 아니라 참사”라며 “무책임 인사, 무소신 인사를 사장으로 내정한 것은 신언식 제주방송 회장이 지상파 방송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공공재인 방송 전파를 사적 소유물로 보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신언식 회장과 제주방송 경영진에게 엄중히 경고한다. 대주주의 비서나 다름없는 이용탁 사장 내정은 단순히 제주방송의 문제가 아니”라며 “민방 30년 역사에서 대주주 전횡을 차단하고, 방송의 미래를 새롭게 하고자 하는 모든 민방 구성원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방송 독립의 도도함 흐름에 역행하는 명백한 도발이다. 신언식 회장은 당장 신임 사장 내정을 철회하고, 사장 임명동의제를 수용해야 하며, 또한 자격 없는 이용탁 내정자는 더 큰 화를 부르기 전에 스스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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