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협회보는 2001년 1월20일자부터 5회에 걸쳐 ‘언론개혁 쟁점진단’ 기획을 연재했다. 기자협회보는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언론개혁이 현안으로 떠올랐다. 벌써부터 자율과 사회적 강제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고 있으며 다른 한편 어떤 식으로든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다”며 “언론개혁을 쟁점 별로 분석하고 입장 차이를 전하면서 언론계 안팎의 공론을 모색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기사에 등장한 다섯 가지 쟁점은 언론사 사주의 지분 소유 제한 가능성, 신문판매시장 정상화, 경영 투명성 강화, 편집권 독립 등이다. 2020년 현안에 그대로 들어맞진 않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언론이 개혁의 대상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았다. 당시 기사에서 한 기자는 “언론개혁이라는 말은 멀게 느껴진다”며 “그런 식의 거대담론은 원론적으로 항존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기본으로 돌아가 사실보도에 신경 쓰는 게 중요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기자협회보는 언론개혁을 둘러싼 과제들을 풀어내려면 각종 제도 마련과 함께 기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개혁의 동력은 외부 압력이 아니라 기자들, 언론사 스스로여야 한다는 얘기다.
한 신문사 차장급 기자는 “사회의 변화 발전 속도와 방향을 고려하면 언론의 자기변신 노력은 상대적으로 답보를 거듭했다”며 “시장의 흐름을 보아도 언론은 생존을 위해 변화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기자도 “언론개혁에 대한 요구만큼이나 시장논리에 따른 변화 역시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자기변신의 불가피함’을 강조했다.
20년 전 기자협회보는 “이제 개혁에 대한 찬반이 아니라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라는 방향을 두고 기로에 서 있다”며 “분명한 것은 시민언론단체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오며 점차 구체화하고 있는 언론개혁 과제가 여전히 기자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시간이 한참 흐르는 동안 언론개혁 요구는 더욱 거세졌다. 여전히 ‘자기변신’을 해내지 못한 언론들은 어떤 변명을 내놓을 수 있을까.
김달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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