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는 이용자가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자동적으로 생성되는 임시 파일로 이용자가 본 목록, 아이디, 비밀번호, 구매 기록, IP 주소 등의 정보를 담고 있어 맞춤형 광고 등을 위해 자주 이용되고 있다. GDPR은 쿠키의 수집을 위해서는 웹사이트가 이용자의 동의를 반드시 얻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NPO는 이를 더 강력히 적용해 단순 동의 여부를 떠나 쿠키 수집을 거부하더라도 정보 이용에 아무런 제한이 없도록 조치했다. 그 결과 이용자의 90% 가량이 쿠키 수집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NPO는 하나의 실험을 실시했다. 쿠키 수집을 거부한 이용자들에게는 전통적인 디스플레이 광고를 제시하고, 쿠키 수집을 허용한 이용자들에게는 구글 등 온라인 광고 플랫폼을 활용한 맞춤형 광고를 제시했다. 일반적으로 광고주들은 광고 효과가 높은 맞춤형 광고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NPO는 광고주들이 전통적인 디스플레이 광고를 꺼려할 것으로 보고 어느 정도 광고 수익의 하락을 예상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오히려 광고 수익이 늘어난 것이다. 광고주들이 생각보다 전통적인 디스플레이 광고에 거부감이 없었고, 온라인 광고 플랫폼에 지불하는 수수료 비용이 크게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결과에 고무된 NPO는 올해부터 쿠키 수집을 중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용자의 개인 정보를 보호한다는 명분과 함께 수익 측면에서도 오히려 낫다는 결론에 따른 것이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매우 흥미로운 사례다.
저널리즘의 품질 향상만큼 품질 높은 광고를 이용자에게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 NPO의 사례에서 광고주들은 생각만큼 전형적이지 않았다. 저널리즘의 품질 혁신을 위한 실험만큼 광고 혁신을 위한 실험도 중요하다. 포털 때문에 어려운 것은 맞지만, 포털의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잘못도 있다. 수익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광고에 대해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어느 정도 수익만 보장되면 혁신보다는 슬쩍 눈을 감는다. NPO의 실험이 성공해도 그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또한, 플랫폼 주도의 질서를 따르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의 전체기사 보기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