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저녁 메인뉴스인 ‘8뉴스’의 분리형편성광고(PCM, Premium Commercial Message) 적용 시기를 연기했다. 당초 SBS는 다음달 초부터 8뉴스 방송시간을 나눠 그 사이에 광고를 삽입할 예정이었다. 한 프로그램을 2~3부로 쪼개 광고를 편성하는 방식인 PCM은 ‘유사 중간광고’로도 불린다.
SBS는 28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현재 메인뉴스 PCM 도입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일각에서 보도한 것처럼 당장 8월3일 시행할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 시간 확대 및 뉴스 구성 변화에 관해 보도본부와의 협의를 우선으로 하여 추후 정기개편 시 도입하는 것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SBS 보도본부장과 전국언론노조 SBS본부 공정방송실천위원장, 한국기자협회 SBS지회장 등은 PCM 도입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보도편성위원회를 열었다. 노조와 기자협회는 그간 사측이 PCM 도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구성원 여론 수렴이 충분하지 않았던 점을 지적했다. ‘SBS가 8월3일부터 8뉴스에 PCM을 도입한다’는 소식은 지난 23일 외부 보도를 통해 내부로 알려졌다.
SBS의 광고판매를 대행하는 ‘SBS M&C’가 발행한 광고상품소개 책자 8월호는 ‘8뉴스 PCM 신설’을 주요 사안으로 다루면서 이를 8월3일부터 시행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 책자를 보면 ‘공신력 1위, 뉴스 시청률 1위 SBS 8뉴스의 PCM 밴드(30초) 신설’을 기념해 광고판매 금액을 할인한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해당 보도 이튿날 언론개혁시민연대,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문화연대 등 5개 시민단체는 8뉴스의 PCM 적용을 비판하며 이를 철회하라는 성명을 냈다. 이들 단체는 “방송사가 PCM이라 이름 붙인 편법광고는 지상파 방송에 중간광고를 금지한 방송법을 피하기 위해 하나의 프로그램을 억지로 쪼개 광고를 삽입하는 꼼수”라며 “(JTBC, MBC 등) 메인뉴스의 차별화 전략을 동반했던 타사와 달리 SBS의 계획에는 아무런 내용이 없다. 누가 봐도 눈앞에 실적부진을 가리기 위한 단기대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들의 질책에 박기홍 SBS 콘텐츠전략본부장은 같은 날 사내 게시판을 통해 “PCM은 방송광고를 규제하는 어떠한 법 조항에도 저촉되지 않는 편성의 합법적 권리”라고 반박했다. SBS 사측도 28일 “현재 지상파 방송사들은 종편, 케이블, OTT 등 타 매체들보다 현저하게 불리한 광고제도 하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PCM은 이와 같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일환으로 합법적으로 도입해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편법광고라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김달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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