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충청일보는 충북의 대표주자다
'대표성 약화'기사 유감.. 안사장 취임 후 사세확장
안병권(충청일보 지회장)
기자협회의 최근 연재물 '다시 일어서는 지방언론'은 기획의도는 물론 취재방향도 석연치 않아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특히 지난달 19일자 '충북편'은 내용 자체가 부정확한데다 시종 비아냥거리는 표현으로 일관, 명색이 기자협회가 회원과 회원사를 상대로 작성한 기사로 보기 어려웠다.
'충청일보 대표성 약화로 3사 각축'이라는 제목에서 보듯 충청일보가 선발지 구실을 못해 신문사 난립을 초래했다는 것이 기사의 요점이었다.
지방언론사의 복수화 추세는 1도 1사 원칙의 족쇄가 풀리면서 야기된 필연적 상황이었다. 기존 언론사가 맏형 역할을 못했기 때문에 후발사들이 난립했고 그 때문에 지방사 전반이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논리는 차라리 구시대의 언론사 규제가 바람직했다는 주장으로 오해될 소지도 적지 않다.
전국 시도의 공통된 현상을 유독 '충북편'에만 부각시켜 충청일보를 거론하고 그것도 부족해 대표이사까지 거론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안병섭 사장이 취임 당시 파행적 노조로 홍역을 치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사장 취임을 전후해 많은 기자가 떠났고 이같은 기자 이탈이 사세를 결정적으로 위축시켰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사장이 취임한 96년 퇴사한 기자는 23명이다. 이 가운데 19명이 당시 대전에서 창간되는 K일보로 옮겨갔고 나머지 기자도 이직이나 정년으로 물러났을 뿐 사장의 방침이나 의지에 따라 퇴출된 기자는 1명도 없었다.
K일보로 옮겨간 기자들도 충남과 대전에 주재하던 현지 기자들이 주종을 이뤘다. 사장취임을 둘러싼 내부 갈등으로 전통의 맥이 끊어져 대표신문 자리가 약화됐다는 주장은 그 자체가 허구인데다 남아있는 기자들을 명맥조차 잇지 못하는 '쭉정이'로 매도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금하기 어렵다.
특히 안 사장은 취임과정에서 받은 상처를 극복하고 전사원의 화합을 도모하여 경영인으로서 발군의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안팎에서 받고 있다.
취임후 지면쇄신 및 외부 인쇄물 수주에 주력하고 구독자 배가 운동을 전개, 전년도에 비해 괄목할 만한 매출신장을 이뤘다. 언론사 최초로 신용카드회사와 업무제휴를 맺고 미디어사업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구상을 발굴하고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IMF의 사경 속에서도 상여금을 제외한 본봉이 차질 없이 지급돼 여타 지방사와비교되는것도 안 사장이 독특한 경영관으로 잠자는 언론에서 뛰는 언론으로 크게 변화시켰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도내 3사의 사세가 도토리 키재기식으로 엇비슷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하고 싶지만 다른 신문사의 입장을 고려, 충남북과 대전을 완전한 취재권으로 삼는 신문은 충남.대전권 언론사 중 충청일보가 유일하다는 사실을 밝히는 선에서 그치겠다.
'남아있는 기자들에게는 불쾌한 얘기겠지만', '도토리 키재기' 등의 오만한 표현도 회원사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과 예우가 있었다면 자제됐을 것이라는 점도 지적하고 싶다.
협회는 충청일보의 발전을 바라는 충정에서 기사를 작성했을 뿐 회원들에게 피해를 줄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우리는 기협의 해명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러나 기자협회가 회원사에 대한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앙금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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