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문들, 총선 계기로 영상·오디오 첫 걸음… 다음 시도는?

강원일보·경남도민일보 새 콘텐츠
지역 이슈·인물 다루며 인기 상승

강원일보와 경남도민일보 등 지역신문사에서 동영상과 오디오 포맷의 디지털 부문 신규 콘텐츠를 선보여 주목된다. 총선을 기해 출범한 시도들은 지역민의 선택을 돕는 언론 본연의 역할에서 나아가 지역 이슈·인물 관련 콘텐츠로 지역 안팎 이용자를 매료키 위한 고민을 이어가는 상태다.


지난해 10월 네이버 모바일 채널에 입점한 강원일보는 총선 기간인 지난 3월 신규 동영상 콘텐츠 ‘후보님, 맥주 한잔 하시죠’를 시작했다. 총선 후보자와 단골식당에서 편하게 맥주 한잔을 하며 진솔한 얘기를 듣는, ‘사람 자체에 집중한 인터뷰’ 콘텐츠다. 예컨대 방송에 출연한 수습기자 2명이 김진태 미래통합당 후보에게 “극우보수라고 하는데 스스로 만족하나” “프로필에 나온 키보다 작아보인다” 등 사소하거나 예민할 수도 있는 질문을 던지고, 정치부 중견기자 1명은 사회자로서 역할하며, 후보자는 편하게 답하는 식이다.



정치인의 개인사와 성향, 성격 등 인간적인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던 8~9분 내외의 콘텐츠를 두고 지역 사회에선 호평이 많았다. 강원일보 한 기자는 “후보자들이 만족해 인터뷰를 SNS에 올려 적극 활용하고, 청취자들도 신선하다는 반응이 다수였다. 정치혐오를 조금은 줄일 수 있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본다”며 “지난 22일 기준 유튜브와 SNS 등에서 조회수 2만회를 넘었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타 지역 매체에서 취재와 녹화방식에 대한 문의도 왔다”고 했다.


아직은 실험 단계인 콘텐츠는 선거 한 주 전까지 민주당 허영, 정의당 엄재철 후보 등 춘천갑 선거구 후보자 3인에 대한 인터뷰를 마치고 향후를 위한 모색 중이다. 우선 전국적 지명도가 있는 지역 출신 인사를 중심으로 코너를 상설화한다는 구상이 있지만 지역 매체의 고질적인 인력·장비 문제가 고민으로 남는다. 지난 10월 네이버 모바일 채널 입점 후 코로나19와 총선을 거치며 고취된 내부 디지털 마인드를 지속 함양하기 위해 경영진의 결단이 필요한 대목이다. 특히 강원권 신문사는 디지털 혁신의 필요성을 절감할 계기 자체가 많지 않았기에 이번 기회는 중요하다.



경상권 대표 지역 언론 중 하나인 경남도민일보는 총선 시기인 지난 2월 팟빵에 채널을 개설하고 ‘오디오’ 콘텐츠를 내놓기 시작했다. 뉴미디어부의 콘텐츠 ‘오디오 맥도날드’는 ‘지역 친근 시사방송’으로 “지역 시사 흐름의 ‘맥’을 경남’도’민일보가 ‘날’로 전해 ‘드’립니다”에서 제목을 따왔으며 28일 오후 1시 현재까지 20개 콘텐츠를 선보였다. 지역 매체 중 디지털 혁신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그간의 경험치를 바탕으로 콘텐츠 텍스트와 영상은 물론 오디오까지 영역을 확대한 것이다.


이승환 뉴미디어부장은 “영상에 드는 수고와 기회비용, 부서 인적 규모, 발행 주기 등을 따져봤을 때 가장 적합한 포맷이 오디오라 판단했다. 특히 내용에 대한 양보를 하지 않을 수 있고, 뉘앙스를 전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디지털 콘텐츠 형식에 천착하며 정작 내용이 붕 떠버리는 일이 있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뉴미디어부 기자 3명이 제작하는 콘텐츠는 새 포맷 시도에 더해 ‘지역매체 본연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점에서 평가받는 게 마땅하다. 총선 시기 200자 원고지 350매에 달하는 원고를 통해 지역 16개 선거구의 후보자 74명 정보를 유권자에게 전한, ‘신비한 후보사전’ 등이 사례다. 이 부장은 “품은 많이 들었지만 올초 회사에서 장비와 공간을 지원해줬고, 그간 제작 노하우에 더해 호흡이 잘 맞아 재미나게 했다”며 “지역 정체성은 놓칠 수 없다. 소재 제한은 두지 않지만 우리 지역 이야기, 지역 밖 이야기 중 우리 시각으로 볼 수 있는 것을 다루려 한다. 지역사회에서 스스로 자기 말을 전하지 못하는 분들의 스피커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승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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