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기자협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대구경북협의회가 28일 대구지역 한 구의원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두 단체는 이 구의원이 기자들의 개인정보를 무단 유출하고 기자들을 상대로 인격 모독 발언과 협박 등을 되풀이하고 있다면서 해당 의원의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성명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민부기 대구 서구의회 의원은 지난 10일 자신의 SNS에 대구 서구청 출입기자들의 사진과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등이 표기된 명단을 게재했다. 민 의원은 게시물에 "우리나라 기자님들께서도 블랙리스트를 벤치마킹하려 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합리적인 의구심이 든다면서 민원을 주시네"라는 글을 함께 올렸다.
두 단체는 성명에서 "이 명단은 대구 서구청이 구정 홍보 업무 편의를 위해 작성한 내부 열람용 명단으로 해당 기자들은 명단 공개에 어떤 방식으로든 동의한 바 없다"고 설명했다. 명단에 이름을 올린 기자 중 일부는 지난 10일 민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민 의원은 자신의 SNS에 기자들을 비난하거나 욕설을 포함한 글을 연이어 쓰고 있다. 지난 21일 오전에는 "방금 안 사실이다. 여기레기 얼굴은 바로 알아본다. 심술이 덕지덕지 굵게 붙어있다. 현미경 필요 없이 볼 수 있음"이란 글을 올렸다. 당시 저연차 여성 기자 2명이 경찰서에서 민 의원과 마주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북기협과 언론노조 대구경북협의회는 "민 의원은 자신이 잘 알지도 못하는 여성 기자들의 외모를 비하하는 성차별적 발언을 또다시 SNS에 게재했다"며 "또한 같은 달 24일에도 욕설에 가까운 발언과 함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운운하는 협박성 글을 올리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주민의 선택을 받은 기초의원으로서 자신에 대한 비판 기사가 보도됐다는 이유로 집요하게 기자들을 비난하고 막말을 일삼는 행태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언론인이 취재활동과 업무수행과정에서 위법적 활동을 하지 않았고, 정당하게 사회 공기의 역할을 수행했다면 모욕적인 비난을 들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앞서 민 의원은 지난해에도 갑질 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당시 공무원들을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호통치는 장면을 SNS로 생중계한 사실이 지역언론을 통해 보도돼 물의를 빚었다.
두 단체 소속인 대구경북 지역언론 14개사는 성명을 통해 "민 의원의 진심 어린 사죄와 자진 사퇴를 거듭 촉구한다"며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과 대구서구의회는 민 의원에 대해 제명을 포함한 징계 절차를 조속히 진행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28일 기자협회보와의 통화에서 "성명 발표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면서도 "지난 10일 기자단 명단을 SNS에 올린 이후 기자 항의와 당의 제안으로 게시글을 삭제했는데, 바로 그날 고소당했다. 사과해야 할 사람은 제가 아니라 오히려 기자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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