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한나라당 물밑접촉…이후보 100분토론 참석'변수'
서로 부담… 풀기는 풀어야 하는데
한나라당의 MBC 출연거부 방침에 변화가 올 것인가. 지난 5월 방송된 MBC 스페셜과 관련 ‘편파방송’ 이라며 소속 의원들의 출연거부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대선을 앞두고 MBC와 물밑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MBC가 대선 후보 TV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이회창 후보의 참석 여부가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MBC ‘100분토론’ 김학희 부장은 “MBC 차원에서 한나라당을 접촉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출연거부가 장기화되면서 MBC에도 부담이 되고 있고, 한나라당도 대선을 앞두고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MBC와 한나라당과의 접촉은 공식적인 만남보다는 실무 차원에서 수시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적인 만남이 자칫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MBC 김중배 사장과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가 만난 것을 두고 일부 언론에서 ‘흥정’ 운운하며 왜곡된 시각을 보낸 것도 부담이 됐다.
MBC 한 관계자는 “당 출입기자를 통해서 접촉 중”이라며 “공정한 입장에서 대선 보도를 하겠다는 원칙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협상이라기 보다는 특보단, 미디어대책위 등 당직자들을 두루 만나면서 계속적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양휘부 특보도 “만나고는 있으나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며 “실타래를 풀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첨예한 갈등 관계를 유지해온 양측의 이같은 움직임은 대선을 앞두고 모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MBC는 MBC대로 프로그램 제작에 차질을 빚고 있고, 한나라당도 대선을 앞두고 언론의 검증작업을 회피하고 있다는 의혹을 살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MBC ‘100분토론’은 한나라당의 출연거부 방침으로 제작에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 여야 의원들을 불러 의견을 들어야 하는 정치적 이슈를 주제로 설정했다가도 한나라당 의원들의 섭외가 안돼 주제를 바꾼 경우도 많았던 게 사실이다. 한나라당 역시 개별 의원의 출연 거부와는 달리 대통령 후보로서 특정 언론에 대한 출연을 기피하는 것이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외부의 시각을 의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현재 ‘100분토론’에서 진행하고 있는 대선후보 TV토론에 이회창 후보가 출연하느냐 여부가 이문제를 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00분토론’은 현재 정몽준, 권영길 후보에 이어 오는 3일 노무현 후보를 초청할 예정이지만 아직 이회창 후보에 대한 섭외를 성사시키지 못했다. 이 후보측은 이에 대해 아직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거절’도 아니고 ‘승낙’도 아닌 “아시안게임 끝나고 보자”는 모호한 답변을 보내왔을 뿐이다. 10일 ‘100분토론’이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불방되기 때문에 17일 또는 24일에 이 후보가 출연하느냐 여부가 관건인 셈이다. MBC측은 이에 대해 ‘반반’의 가능성을 두고 있다.
박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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