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가보니… 어느 순간 '안전선' 보이며 막연한 두려움 사라져"

조선·SBS 등 대구에 특별취재팀
"패닉일 줄 알았지만 시민들 담담히 극복… 그 모습 자체가 감동"

이달 중순 들어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눈에 띄게 줄면서 이 지역에 파견됐던 일부 중앙언론사 취재진이 현장취재를 마치고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통신사, 보도전문채널 등은 서울본사나 다른지역 기자를 추가로 배치하거나 파견 인력을 주기적으로 교체하며 대구 상황을 살피고 있다.


코로나19 피해가 집중된 대구의 확진자 수는 지난 10일 100명 이하로 내려간 이후 하락세를 보인다. 17일 기준 신규 확진자는 32명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29일 741명이 확진 판정받은 것과 비교하면 증가 추세가 한풀 꺾였다고 볼 수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대구에 머문 SBS 취재진은 지난 15일 대구 인근에서 10일간의 자가격리에 돌입했다. 보름 넘게 현장을 지킨 이들은 파견 당시 ‘대구가 소강상태에 접어들 때까지 대구를 떠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운 터였다. 앞서 대구 파견을 두고 사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는데, 최종적으로 출장을 결정한 대신 취재진이 감염 매개체가 되지 않도록 한 팀만 현장취재를 하기로 했다.


대구 현지에서 코로나19 취재를 전담한 권영인 SBS 기자는 “처음 대구에 왔을 때 비장한 마음이었다. 특히 하루 사이 확진자가 700명 넘게 늘었을 땐 숨 쉬는 공기조차 무서웠다”며 “철저한 소독, 밀폐된 공간 출입 금지 등 저희가 정한 원칙들을 지키며 취재하다 보니 어느 순간 ‘안전선’이 보였고 막연한 두려움도 사라졌다. 대구를 경험하지 못한 서울 사람들은 계속 이 막연한 공포를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달 초 대구에 파견됐던 조선일보 코로나 특별취재팀도 지난 13일부터 격리돼 재택근무 중이다. 특취팀장을 맡은 조중식 부국장 겸 사회부장은 취재 8일 동안 현장을 직접 뛰며 관련 보도를 총괄했다. 취재팀 일원으로 대구를 찾았던 오종찬 조선일보 사진기자는 “종합일간지 가운데 저희만 취재팀을 꾸려 대구에 간 걸로 알고 있다. 서울에서 대구를 보는 시각과 직접 가서 마주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더라”며 “지역사회 전체가 패닉일 줄 알았는데 다들 담담하게 이겨내고 있었다. 제3자 입장에서 그 모습이 큰 감동으로 다가왔고 취재 결과물에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특보체제를 유지 중인 보도전문채널 등은 1~2주 주기로 취재 인력을 교체하고 있고, 연합뉴스는 지난주 타 지역 기자들을 대구에 파견했다. 이성한 연합뉴스 편집국장은 “파견 기자들은 취재를 마치면 일주일간 자가 격리한다. 집에 어린이나 어르신이 있을 경우 외부 숙박비용을 지원한다”며 “지원 절차 등은 일찌감치 마련했지만 행여 현장 취재 기자들의 건강에 이상이 생길까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달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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