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대 한겨레 대표이사 후보자가 신문 신뢰도 회복과 1000억원대 매출 공약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편집국 팀장제를 부장제로 복구하고 저널리즘책무실과 전략기획실(가칭) 등을 신설하겠다고 공언했다.
전국언론노조 한겨레신문지부는 지난 11일 발행한 소식지 '한소리'에 김 후보자 인터뷰를 실었다. 김 후보자는 오는 21일 주주총회에서 공식 추인 절차를 앞두고 있다. 그는 한겨레지부와 인터뷰에서 핵심 공약인 '1000억원 매출' 달성 방안으로 새 경제매체 창간, 원칙 하에서 삼성 문제 해결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삼성과는 복잡한 문제가 아니고 '저널리즘에 충실한 언론'과 '신뢰 콘텐츠의 가치를 인정하는 광고주' 관계를 회복하면 된다. 편집국에서 삼성 기사를 쓸 때도 '충실한 저널리즘' 외에 다른 요소의 개입은 절대 없을 것"이라면서 "취임 뒤 한두 달 안에 경제매체 준비팀을 만들고 자회사의 기존 사업 가운데 싹이 될만한 것들을 묶는 방식으로 매출을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자는 취임 직후 시행할 정책·사업으로 편집국 체계 팀장제에서 부장제로 재전환, 전략기획실·저널리즘책무실 신설 등을 꼽았다. 김 후보자는 "지금의 팀장제는 부정적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 단순명료했던 이전 제도로 돌아가되 내실을 갖추는 게 좋겠다"며 "회사의 미래를 개척하는 일은 전략기획실이 하고 저널리즘책무실은 취재보도 준칙의 실행, 사후 점검과 피드백, 보완 업무 등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겨레 내외부에서 논란이 됐던 '윤석열 검찰총장 별장 접대 의혹' 보도에 대해선 편집인 중심으로 편집국장, 저널리즘책무실장과 의논해 마땅한 조처를 취하겠다고 언급했다. 김 후보자는 "취재와 보도 경위에 대해 우리 내부에서도 잘 모르는 게 큰 문제"라며 "보도 경위를 파악하고 문제가 있을 경우 그 부분을 인정하는 행동을 취하라는 정도의 주문을 할 것이다. 구성원뿐 아니라 독자들께도 설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는 것까지 가야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한소리' 지면에는 새 사장을 향한 한겨레 구성원들의 당부 목소리도 실렸다. 경영관리직 한 사원은 "(대표에) 바라는 건 '신뢰도 1위 회복, 공정한 기회' 공약의 실현"이라며 "신뢰도 회복은 경영 직군에선 영업·마케팅 활동에 근간이 되는 지표이고, 누군가에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겨레라는 직장을 다니는 원동력"이라고 했다. 편집국의 한 기자는 "입사 뒤 십여년 동안 여러명의 선후배와 동료들을 떠나보냈다. 흔들리는 '한겨레'와 흔들리는 '한겨레 사람'을 붙잡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저널리즘의 원칙을 분명히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제언했다.
길윤형 언론노조 한겨레지부장도 한소리를 통해 "갈기갈기 찢긴 한겨레를 재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단 하나, 합리적이고 원칙 있는 인사"라며 "김 후보자가 절대 다수 구성원들의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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