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방송체제, 인권보호 원칙… 모르는 것에 대해선 겸손한 자세로"

[신종 코로나 어떻게 취재보도하나]
KBS, 첫 확진자 확인 후 재난체제 확진자 늘며 의학전문기자도 비상
기자 스스로 감염 매개 안 되게끔 현장 방문 전 반드시 확인 후 취재

설 연휴를 며칠 앞둔 지난달 중순,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코로나)이 국경을 넘어 빠른 속도로 확산하자 한국 기자들도 분주해졌다. 국내에서도 이달 4일 기준 16번째 확진자가 발생하고 사회적 불안감이 커지면서 언론사들은 전담팀을 꾸리거나 담당 인력을 확충해 신종코로나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특히 방송사들은 뉴스 특보를 편성하며 신종코로나 발생 현황 등을 집중 보도하는 모습이다. 재난방송 주관사인 KBS는 첫 확진자가 나온 날부터 재난방송 체제로 전환하고 질병관리본부가 브리핑할 때마다 뉴스 특보를 배치하고 있다. KBS에서 신종코로나 관련 보도를 총괄하는 임장원 경제주간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재난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는 것과 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한다는 원칙을 강하게 적용했다”면서 “사전에 신규 확진자 정보를 입수했지만 속보로 다루지 않고 보건당국 공식 발표를 토대로 더욱 정확하게 보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지난달 29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 상황 및 우한 교민 이송 대책 관련 브리핑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지난달 29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 상황 및 우한 교민 이송 대책 관련 브리핑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직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신종’인 탓에 코로나 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에서 사망자·확진자가 급증하고, 국내 확진자도 늘고 있어 전문의인 의학전문기자들은 연일 숨 가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는 “2015년 메르스 때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 모르는 것에 대해선 겸손하자, ‘단독’을 떼고 보도경쟁을 하지 말자고 보도국에 이야기했다며 “전문기자로서도 매일 어떻게 보도할지 고민한다. 사실 그대로 전달하되 공포심을 조장하는 보도는 지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충헌 KBS 의학전문기자는 “재난방송 체제에 돌입한 만큼 설 연휴부터 거의 휴일 없이 일하고 있다”면서 “사회적으로 과도한 불안이 생기지 않도록 선제 보도보다 따라가는 보도, 정확한 보도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신종코로나 2차, 3차 감염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전국적인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실상 ‘신종코로나 국면’에 접어든 상황이어서 부서 관계없이 기자들 상당수가 관련 소식을 직간접적으로 취재·보도하고 있다.


한편에선 확진자들의 이동 경로를 따라 현장 취재하는 기자들의 감염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달 23일 중국 정부가 우한 공항을 폐쇄하기 전 현지 취재를 다녀온 연합뉴스 상하이 특파원은 중국 당국에 의해 격리조치됐고, 역시 현장취재를 했던 KBS 베이징지사 취재진도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자가 격리 중이다.


국내 언론사 사회부 소속으로 신종코로나를 취재하고 있는 한 기자는 “병원부터 확진자들의 동선, 관광지, 공항 등을 취재하다 보면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라며 “특히 방송사 기자들은 현장에 오래 머물며 중계할 때가 있어 더욱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동찬 의학전문기자는 “감염병을 취재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절대로 기자가 감염원, 매개체가 돼선 안 된다는 것이다. SBS의 경우 먼저 질병관리본부와 관련 학회 2곳에 취재진이 가도 되는지 확인한 뒤 현장중계를 한다”면서 “대체로 병원은 통제된 상태여서 안전하지만 공항이 가장 큰 문제다. 공항 직원들이 마스크를 벗고 일할 때까지 공항에서 중계차를 타는 것은 지양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달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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