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자율감시 노력이 우선"

[인터뷰] 유재천 선거방송심의위원장

지적사항 되풀이하지말아야





“미디어선거가 확대되고 방송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감시기능 역시 강화돼야 한다. 특히 이번 대통령선거의 경우 후보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공정성 시비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심의가 필요하다.”

지난 6일 제16대 대통령선거방송심의위원장으로 선임된 유재천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미디어선거가 확대될수록 심의기능이 강화돼야 한다”면서도 “심의위의 기능은 ‘사후심의’의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소극적 기능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적극적 기능은 방송사 스스로 공정한 선거방송을 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 방송사별로 마련돼있는 선거방송심의기준에 따라 자율적 감시기능을 철저히 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고, 그 다음으로 심의위에서 지적한 내용을 받아들여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심의절차 및 운영계획은.

“11월 28일 후보 등록이 끝난 이후부터 투표일까지가 심의안건이 가장 많기 때문에 융통성 있게 운영할 계획이다. 10월까지는 2주에 한번씩, 이후에는 매주 또는 필요에 따라 1주일에 2번 모임을 가질 생각이다. 심의안건은 방송위원회 심의 1부에서 심의한 내용 중 위원회에 회부한 것과 각 정당, 사회단체 등에서 불공정방송으로 고발한 내용이며, 심의결과에 따라 ‘주의’에서부터 ‘사과방송’까지 제재를 가할 수 있다. 지난 97년 대선과 차이가 있다면 지상파 뿐 아니라 케이블 방송까지 심의대상에 포함됐다는 점이다.”

-중점적으로 심의할 내용과 기준은.

“방송위원회에서 정한 선거방송심의기준이 있다. 그 기준에 근거해 공정하게 심의할 것이다. 중점적으로 봐야 할 것은 아무래도 보도의 공정성 여부다. 이외에 토론 프로나 TV연설, 다큐 등도 주요한 심의 대상이다. 어떤 경우에도 방송은 독립적인 입장을 견지해야지 특정후보에게 유리하게 또는 불리하게 방송해서는 안 된다.”

-역대 선거방송 심의 결과를 보면 불공정보도와 여론조사 문제 등이 가장 많이 지적됐는데.

“여론조사를 보도할 때는 표본, 오차한계 등 기본적으로 밝혀야 할 사항들이 있는데 이를 밝히지 않아 가장 많은 지적을 받았다. 또 지난 지방선거의 경우 출마자 가운데 현역 군수 등 현역 출신들이 많았는데 그들의 홍보성 행사를 소개한 사례가 지역 케이블 등 주로지역방송에서 많이 적발됐다.”

-제재 조치가 대부분 주의·경고 등에 그쳐 문제가 되풀이된다는 지적도 있다.

“심의위의 제재에 대해 방송사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법적인 한도 내에서 제재를 할 수밖에 없다. 현재 제재는 ‘주위’에서 ‘사과방송’까지 할 수 있는데 사과방송은 방송사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부끄러운 것이다. 그렇다고 ‘사과방송’을 남발하거나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자칫 언론 자유의 폭을 너무 제한할 수도 있다.”

대통령선거방송심의위는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에 따라 선거일 120일 전인 지난 8월 21일 구성됐으며 선거일 30일 후인 2003년 1월 18일까지 선거방송의 공정성 여부와 반론보도의 청구 등을 심의하게 된다.

박미영 기자 [email protected] 박미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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