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대주주인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이 SBS 차기 사장 후보자로 박정훈 현 SBS 사장을 지명했다. SBS 노조가 '박정훈 체제 연장 반대' 입장을 밝힌 가운데, 박 사장이 구성원 대상 임명동의 투표를 통과해 3연임할지 관심이 쏠린다.
박정훈 사장 후보자는 15일 사내망에 "대주주의 임명의사를 접한 후 30년 가까이 몸담아 온 SBS를 위해 최선의 선택이 무엇일까 고심했다"며 "저를 성장시켜준 조직을 위해 제게 남아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각오로 임명동의 투표에 임하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박 후보자는 경영 계획으로 △디지털·유통 강화로 사업 수익 확대 △콘텐츠 경쟁력 최우선 전략 △방송독립 보장 △제작부문 시즌제 도입 △기술개발에 적극적 투자 등을 공언했다.
박 후보자는 "많은 직원이 이번 임명동의 투표를 통해 해묵은 노사 간 불협화음이 해소되는 전환점이 마련되길 간절히 원하고 있다"며 "노조의 긍정적인 제안을 언제든지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 노사화합을 위해 열린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전국언론노조 SBS본부는 '박정훈 유임'을 결정한 윤 회장을 향해 "낡은 리더십을 청산해 조직을 혁신하고 새로운 30년을 열고자 했던 SBS 구성원과 노조의 거듭된 요구를 뿌리치고 박 사장을 다시 차기 사장으로 내세웠다"며 "이는 노사갈등의 지속과 비전 없는 현상 유지 외에 위기에 허덕이는 SBS에 어떤 새로운 의미도 갖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SBS본부는 "박 사장 체제의 연장에 반대한다"며 "이번 임명동의 투표는 박 사장에 대한 찬반을 넘는 훨씬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독립경영 약속을 폐기한 윤 회장에게 다시 SBS 경영을 통째로 넘겨줄 것인지를 구성원들에게 묻는 절차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SBS본부는 지난 3월 윤 회장이 취임한 이후 SBS의 독립경영체제가 무너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노사 간 대립을 겪으며 대화가 끊긴 지도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윤 회장이 박 후보자를 재임명한 것은 "과거로 돌아가자는 신호"라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박 후보자의 3연임 여부는 오는 18~20일 치러지는 임명동의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재적인원의 60% 이상이 반대하면 사장 임명이 철회된다.
김달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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