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의 미래를 이끌 젊은 구성원들이 회사를 향해 던진 질문이다. 전국언론노조 SBS본부 주도로 전 직군의 차장급 이하 평사원 16명이 참여한 미래위원회가 2달간의 활동 끝에 지난 8일 공개한 혁신보고서에는 현장의 위기의식과 고민,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제언까지 담겼다.
미래위는 지상파 무대를 '소멸이 예정된 빙하'에 비유하고, SBS를 '북극곰'으로 지칭하며 “빙하에서 과감히 탈출해야 한다. 얼음이 아니라 바다에서 생존할 수 있는 '새로운 종'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지난 30년 우리를 먹여 살렸던 '지상파'는 이제 거꾸로 우리의 상상력을 제한하는 감옥처럼 우리를 옥죄고 있다"며 "이제는 지상파 방송, 혹은 다른 무엇이든 플랫폼의 '외피'가 아니라 그 속을 채우는 '콘텐츠'만이 미래 경쟁력의 핵심이자 본질"이라고 밝혔다.
미래위는 SBS 미래 주체들의 상상력을 가로막는 10가지 요소‧상황을 언급하고 각각의 해답을 제시했다. 첫째는 5~10년차 평사원 중심의 주니어 CP 제도 도입이다. 현재 대중이 무엇을 원하는지 가장 잘 알고 있는 세대에게 프로그램 기획 단계부터 독립성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이들이 지상파의 낡은 틀을 깨고 OTT와 유튜브를 넘나들 수 있는 새로운 제작문법을 실현할 터전을 만들자는 취지다.
미래위가 언급한 두 번째 과제는 부서 간 이기주의를 깨기 위한 콘텐츠 스타트업 센터(CSC) 신설이다. 프로그램 제작에 관여하는 각 부서의 전문 인력들이 유연하게 모였다 흩어지는 협업시스템 구축이다. 세 번째는 프로젝트 중심의 성과 평가와 인센티브 제도의 합리화, 네 번째는 홍보와 마케팅을 제작 전 과정에 유기적이고 다각적으로 적용하자는 제안이다.
이어 △전체 프로그램의 30% 이상을 신규 프로그램으로 편성하는 등의 기획기능 강화와 쇄신 △지상파에서 디지털 플랫폼 중심으로의 명확한 전환 △지상파 제작 관행을 타파하고 다양한 플랫폼을 고려한 편성 혁명 단행 △콘텐츠 투자의 공격적 확대 △상임감사제 부활과 윤리경영팀 독립을 통한 경영 투명성 대폭 강화 △낡은 리더십 쇄신 등 모두 10가지 방안이 실렸다.
미래위는 “콘텐츠의 바다가 우리 앞에 열려 있다. 10가지 해답은 ‘녹아내리는 지상파’라는 빙하에서 과감히 콘텐츠의 바다로 뛰어들어 살아남기 위한 최소한의 통과 의례이자 변화의 필수 조건”이라며 “새로운 DNA가 만들어지면 오늘의 위기는 무한대의 기회로 전환될 것이다. 새로운 인물, 실험, 도전이 꽃을 피울 새로운 30년을 우리가 지금 시작하자”고 했다.
이 같은 내용의 혁신보고서를 7일 심의‧의결한 언론노조 SBS본부는 “대주주와 경영진은 10대 제언을 빠짐없이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김달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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