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자 100만명 돌파…가디언 후원제가 성공한 이유

아만다 미셸 가디언 글로벌 디렉터,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 연사로 나서
"좋은 기사,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후원 모델"

아만다 미셸 가디언 글로벌 디렉터가 25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저널리즘 컨퍼런스>에서 가디언의 독보적인 후원제를 소개하고 있다.

▲아만다 미셸 가디언 글로벌 디렉터가 25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저널리즘 컨퍼런스>에서 가디언의 독보적인 후원제를 소개하고 있다.


영국 유력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해 말 후원자 100만명을 모으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신문이 3년 만에 5700만파운드(860억원)에 달하는 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아만다 미셸 가디언 글로벌 디렉터는 "좋은 기사,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후원 모델"을 꼽았다. 

구독자 서비스 등을 담당하는 미셸 디렉터는 25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저널리즘 컨퍼런스>에서 가디언의 독보적인 후원제를 소개했다. 그는 "후원제는 가디언의 수익 모델이자 레거시 미디어가 변신하는 하나의 방법"이라며 "저널리즘이 광범위하게 논의되는 상황에서 우리만의 장점을 찾고, 그에 맞는 답을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공익법인 스콧 트러스트 재단의 재정적 후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가디언 구성원이 주주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편집권의 독립성을 지키며 일할 수 있는 배경이다. 이런 구조 덕분에 가디언은 무료 콘텐츠 제공 정책을 유지할 수 있었다.

미셸 디렉터는 "유료 서비스 구축을 고민하기도 했지만 결국 이건 아니라고 판단했다"면서 "우리는 독자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들의 신뢰를 깨지 않기 위해 탐사보도, 공익을 위한 기사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유료 서비스 대신 후원제를 도입했다. 가디언의 가치에 공감하고 지지하는 이들이 자발적으로 후원금을 지불하도록 만든 것이다. 미셸 디렉터는 "페이월(지불장벽, Paywall)은 독자와 언론사 일대일의 관계지만, 후원 모델은 한 명의 재정적 후원으로 많은 구독자가 혜택을 볼 수 있다"며 "상호주의원칙에 따른 것이다. 돈이 있든 없든 우리의 저널리즘이 개방돼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가디언의 독자는 전 세계 1억5000만명에 달한다. 이미 구독자 후원 수익이 광고 매출을 넘어섰다. 미셸 디렉터는 언론사들이 스스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보여줘야 독자를 확보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독자에 대한 분석과 이들의 정보 보호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하는 일을 독자들에게 어떻게, 어느 시점에 보여줄지 고민해야 한다. 연구조사를 통해 자기 반성도 솔직하게 해야 한다"며 "전 세계에 흩어져있는 독자 누구든 가디언에 쉽게 접근하고 후원할 수 있도록 고객 서비스에 완벽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후원자 100만명을 돌파한 가디언은 2022년까지 200만명 확보를 새로운 목표로 세웠다. 미셸 디렉터는 "우리가 살아갈 세상은 불확실하다. 언론사의 광고 수입이 떨어지고 편파적인 보도가 증가하고 페이크뉴스 때문에 많은 이들이 헷갈려하고 사람들은 기자들이 거짓말을 한다고 믿고 있다"며 “가디언 독자들은 양질의 저널리즘,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탐사보도를 원한다고 이야기해줬다. 과거 위기를 겪었던 우리는 창의적으로 답을 찾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달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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