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은 인내심과 공격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워터게이트' 특종 주역 밥 우드워드, 26일 언론포럼 참석해 한국 언론인들과 토론

 지난 2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매일경제신문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공동 주최한 언론포럼에 참석해 ‘4차 산업혁명과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로 인한 저널리즘의 위기’를 주제로 토론하는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왼쪽에서 두 번째). 그는 미국 닉슨 대통령을 하야하게 만든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한 전설적인 기자다. (매일경제신문 제공)

▲지난 2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매일경제신문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공동 주최한 언론포럼에 참석해 ‘4차 산업혁명과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로 인한 저널리즘의 위기’를 주제로 토론하는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왼쪽에서 두 번째). 그는 미국 닉슨 대통령을 하야하게 만든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한 전설적인 기자다. (매일경제신문 제공)


“저널리스트에겐 인내심과 공격적인 자세가 중요하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한 전설적인 기자 밥 우드워드가 강조한 언론인의 자질이다.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은 지난 2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매일경제신문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공동 주최한 언론포럼에 참석해 ‘4차 산업혁명과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로 인한 저널리즘의 위기’를 주제로 한국 언론인들과 토론했다.

1971년부터 워싱턴포스트에서 일해 온 우드워드는 1974년 미국 닉슨 대통령을 하야하게 만든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해 퓰리처상을 받은 인물이다. 2003년에는 미국 9·11테러 보도로 두 번째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닉슨부터 트럼프까지 역대 미국 대통령을 가장 정확하고 날카롭게 분석·묘사하는 언론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금까지 책 19권을 낸 작가이기도 하다. 특히 그가 지난해 펴낸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는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이날 언론포럼에 자리한 우드워드는 “저널리즘을 다루는 기자, 에디터, 제작자 모두가 생각해봐야 할 중심적인 문제는 인내심이다. 취재, 보도 과정에서 결코 서둘러선 안 된다는 것”이라며 “우리가 수집한 정보가 사실이라면 공격적으로 보도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윤리적인 선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드워드는 자신의 경험을 일례로 들었다. 그는 “워터게이트 사건 취재 당시 편집부장은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제대로 된 기사를 취재해와라. 현장 취재하는 당신들을 믿는다’고 말해줬다”며 “그 훌륭한 편집부장은 실어야 할 기사뿐 아니라 싣지 않아야 할 기사도 잘 골랐다. 더 많은 취재원을 만나보고 (사실을 확인해야) 자신감을 가지고 이 기사를 실을 수 있다고 말하곤 했다”고 전했다.

올해 76세인 우드워드는 여전히 취재하는 즐거움을 느낀다고 했다. 우드워드는 “취재의 즐거움은 사람들의 삶에 가장 중요하고 흥미진진한 시점에 개입했다가 빠져나올 수 있다는 것”이라며 “지금도 아침에 일어나면 ‘나쁜 악마들이 숨기고 있는 게 뭘까’ 생각한다. 저널리즘은 굉장히 지적인 일이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이야기 나누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지 시간을 들여 정리해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우드워드는 사실을 확인하고 진실로 다가가는 언론인들의 노력이 ‘가짜뉴스’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우드워드는 “‘가짜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의 신뢰성을 저해시키려는 의도로 만든 것이다. 실제 미국에서는 가짜뉴스라는 표현이 언론에 대한 불신을 확산시켰다”며 “트럼프의 정치적인 연기에 놀아나는 격이다. 이 말을 폐기했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우드워드는 “가짜뉴스는 함정이다. 언론은 침착하고 냉정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인내심을 가지고 계속해서 사실을 추구하는 것이 가짜뉴스 프레임을 뛰어넘어 승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달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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