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인스파이어' 중단… 영상 브랜드 고난의 행군

언론사 뉴미디어 대표주자의 휴업
'지속가능한 수익모델' 모두의 고민이자 풀어야할 난제


감각적인 영상과 브랜디드 콘텐츠로 주목받았던 뉴미디어 브랜드 ‘인스파이어<사진>’가 문을 닫았다. 헤럴드경제 사내벤처로 2017년 2월 출범한 인스파이어는 지난 27일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잠시 작별 인사를 전한다”라며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던 것 같다. 작은 성공에 안착하지 않도록 재정비의 시간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인스파이어 인력 대다수는 헤럴드경제 편집국 소속 영상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창협 편집국장은 ‘인스파이어가 사실상 폐지된 것 아니냐’는 시선에 선을 그었다. 전 국장은 “편집국 안팎으로 나뉘어있던 동영상팀을 합쳐 시너지를 내려는 것”이라며 “1팀, 2채널을 운영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고민하고 있다. 인스파이어는 업그레이드된 영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장 인스파이어가 운영을 중단했다는 소식에 업계 관계자들은 안타까움을 내비치고 있다. 인스파이어는 지난 2년간 브랜디드 콘텐츠의 성공 모델로 여겨질 만큼 잘 나가는 팀이었다. 특히 종이비행기 국가대표 이야기를 다룬 첫 번째 영상이 항공사로부터 높은 광고료를 받고 제작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단숨에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잇따라 선보인 콘텐츠들도 수익성뿐 아니라 작품성까지 인정받곤 했다. 


일간지에서 디지털 영상을 담당하는 한 기자는 “브랜디드 콘텐츠로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낸 인스파이어에 다들 관심을 가졌었다”며 “새로운 시도를 해오며 싹을 틔웠지만 꽃은 피우지 못하고 진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인스파이어의 휴업은 각 언론사에서 뉴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이들의 고민과 맞닿아 있다. 페이스북에서 유튜브로의 플랫폼 전환, 영향력 확대, 언론사라는 정체성과 콘텐츠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을 마련하는 게 인스파이어를 포함한 모든 영상 브랜드들의 과제다. 


인스파이어처럼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성장한 CBS ‘씨리얼’은 유튜브에서도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이달 들어 구독자가 10만명을 넘어섰고, 최근 선보인 ‘왕따였던 어른들’ 시리즈 세 편이 유튜브에서만 200만회 이상 재생됐다. 씨리얼은 펀딩을 통해서도 팬들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왕따 기획으로 마련한 펀딩에선 목표치의 160%에 달하는 금액이 모였다.


신혜림 씨리얼 PD는 “영상 채널에 그치지 않고 그 이상까지 상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기 위해 펀딩이나 오프라인 모임도 시작했다”면서 “페이스북에는 오랜 구독자가, 유튜브에는 새롭게 유입되는 이들이 있어 둘 사이의 교집합을 넓힐 수 있는 콘텐츠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의 디지털 서브 브랜드 ‘왱’은 취재대행이라는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고품질 콘텐츠 생산에 주력하는 중이다. 또 최근 흐름에 따라 주요 유통 채널을 페이스북에서 유튜브로 이동했다. 이용상 국민일보 뉴미디어팀장은 “유튜브를 하다 보면 조회수 때문에 자극적으로 만들어볼까 하는 유혹이 들기도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고 추구해야 하는 콘텐츠로 승부를 볼 생각”이라며 “왱만의 방향성이 명확해야 충성팬을 확보할 수 있고 브랜디드 콘텐츠같은 수익모델도 안정화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2030 여성이 관심 있어 할 주제를 다루는 유튜브 채널 ‘프란’(6만명)과 베트남 타깃 ‘K-Trend’(13만명) 등을 운영하는 한국일보 영상팀은 이들 채널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구조 마련의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강희경 팀장은 “처음엔 종합일간지가 만드는 콘텐츠가 너무 한쪽 영역만 깊게 파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는데 지금 와선 오히려 그게 더 큰 도움이 됐다”며 “프란이니까, 케이트렌드니까 마케팅하고 싶다는 제안이 많다. 깊게 파고들 수 있는 영역의 콘텐츠를 더 많이 꾸준히 만드는 게 결국 영상 브랜드들의 실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달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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