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 정몽준 의원 대선출마 '부담스럽다'

현대 관계 오해시각 ‘여전’

모른척 할 수도… 도와줄 수도…







무소속 정몽준 의원의 대선 출마가 가시화 되면서 문화일보가 고민에 빠졌다. 지난 98년 현대로부터 분리 독립하기는 했으나 아직까지 문화일보와 현대의 관계를 석연치 않게 여기는 외부의 시각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소지가 많기 때문이다. 이같은 시각을 반영하듯 문화일보 한 기자는 “문화일보를 위해선 출마하지 않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여기에는 지난 92년 고 정주영 회장이 국민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했을 때 문화일보가 국민당에 편향적인 보도로 비판을 받았던 아픈 기억이 자리하고 있다. 물론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고 고 정주영 회장과 정몽준 의원의 위치도 다르다. 정주영 회장은 문화일보 창업주로서 출마 당시 문화일보 사주였으나, 정 의원은 ‘현대’라는 과거 인연 빼고는 현재 문화일보와 아무런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의원에 대한 문화일보 내부의 시각은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기회에 문화일보와 현대와의 관계를 색안경 끼고 보는 외부의 시각을 불식시키자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현대와 정 의원 측에서 ‘도움’을 요청할 경우 무시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여기에는 아직까지 문화일보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 광고’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맞물려 있다.

한편으론 외부의 민감한 시각 때문에 정 의원에 대한 보도가 오히려 ‘역 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실제 그동안 정 의원에 대한 보도가 다른 신문과 비교해 특별히 호의적이지 않았는데 외부에서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본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당수 내부 구성원들은 “문화일보와 정 의원을 연결시키려는 시각 자체를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한 기자는 “정 의원에 대한 노골적인 보도 행위가 문화일보를 위해서나 정 의원을 위해서나 유익하지 않다”는 분석을 하기도 했다. 정 의원이 출마할 경우 문화일보 보도에 경쟁후보를 비롯한 정치권과 언론계의 감시 초점이 모아질텐데 결국 화살은 문화일보 뿐 아니라 정 의원 자신에게로 돌아갈 것이라는 얘기다. 이 기자는 “이같은 사실을 정 의원 자신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정 의원은 현재 공식 출마선언을 하지는 않았으나 대선을 겨냥한 행보를하고 있다. 어쨌건 정 의원이 대선 후보로 공식 출마할 경우 문화일보에 대한 감시의 눈이 밝아질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현대와의 고리를 끊느냐, 아니냐는 문화일보 기자들의 몫이다. 박미영 기자 [email protected] 박미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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