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선정 의혹·조직갈등·가입자 감소…

스카이라이프 이대로는 안된다

강현두 사장이 지난 30일 사퇴함에 따라 그동안 경영난맥상으로 잡음이 그치지 않았던 스카이라이프가 경영 정상화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스카이라이프는 지난 30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지난 26일 사의를 표명한 강현두 사장의 사임을 최종 확정하는 한편 장윤택 방송운영본부장과 이강수 연구재단준비위원 등 사내이사 2명의 이사직 사임도 확정했다. 이사회에 앞서 일부 이사진들은 강 사장을 회장으로 추대하는 방안을 강력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스카이라이프 노조가 이사회장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강하게 반발하면서 사퇴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스카이라이프는 조만간 사외이사가 추천하는 4인과 대주주사(KT, KBS, MBC)가 추천하는 3인 등 7인으로 구성되는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 후임 사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스카이라이프가 경영정상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강 사장의 사퇴를 계기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 그동안 제기돼온 경영 부실 문제를 해결하고 채널점수조작 의혹 등 비리문제에 대한 진상조사와 조직내부의 갈등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경영쇄신 시급=강 사장은 지난 26일 이사회에서 외부에 의뢰했던 경영진단 결과, ‘경영권 부실’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자 사의를 표명했다. 강 사장은 이날 미국 ADL사가 이사들에게 경영진단 결과를 보고하는 자리에서 질의 응답이 끝난 후 “제2의 도약을 위해 영업강화와 자본조달 등에 노력해야 할 시기인 만큼 경영 전문가에게 자리를 비켜줄 때라고 생각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경영진단은 한국통신과 KBS, MBC 등 스카이라이프 대주주사로 구성된 ‘경영진단위원회’가 미국 ADL사에 의뢰한 것으로 아직 결과가 외부에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스카이라이프가 제2의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영체계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경영진 개편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주사의 관계자는 “지상파 재송신 문제를 수도권 지역에서 만이라도 반드시 해결해야 하고, 대규모 증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결론이었다”며 “이를 위해서는 적극적이고 새로운 경영체계가 필요하다는 주문을 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관계자는 “경영진의 리더십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고 전했다.

△조직 갈등=경영진단 결과를 앞둔 지난 7월 중순부터 ‘스카이라이프의부정과 비리를 고발한다’는 내용의 정체불명의 문서가 ‘30명으로 구성된 회사 정상화를 위한 직원 모임’ 명의로 청와대, 국정원, 일부 언론사 등에 배포됐다. 이 ‘괴문서’에는 채널 선정시 심사위원들의 채널 점수표 등이 포함된 것을 비롯해 내부 인사 가운데도 고위층이 아니면 접근할 수 없는 정보들이 상당수 있어 강 사장과 일부 임원들을 겨냥한 조직 내부의 갈등 관계에 의한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으로 제기됐다.

이 문서의 주요 내용은 지난해 6월 스카이라이프의 채널선정 심사 당시 내부 심사위원들이 점수를 조작, 특정 업체를 채널사업자로 선정했다는 것. 이와 관련 이 문서에는 일부 내용이 수정된 내부 심사위원들의 채점 심사표가 포함돼있다. 실제 이 심사표에 따르면 채널 사업자로 선정된 ㄷ, ㅎ, ㄷ 업체의 점수는 모두 상향조정됐고, 차점 탈락한 ㄹ, ㅅ, ㅅ 등 업체의 점수는 심사위원 모두 일제히 하향조정한 것으로 돼 있어 의혹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 문서는 이외에도 경영진 및 주주사 임원들이 각종 사업자 선정에 개입한 사실, 위인설관식 자리와 과다한 판공비 문제 등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어 이에 대한 진상조사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입자 감소=이런 가운데 스카이라이프의 월 가입자 수는 지난 3월 4만1692명, 4월 3만6764명, 5월 5만4044명, 6월 2만4470명 등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해지율은 3월 0.09%, 4월 0.27%, 5월 0.65%, 6월 0.86%로 매달 증가하고 있는 추세여서 스카이라이프가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하고 서비스를 개선하는 등 경영진 쇄신 등을 계기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미영 기자 [email protected] 박미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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