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뉴스 알고리즘 검토위원회(이하 검토위원회)는 네이버의 뉴스 알고리즘이 공정성 측면에서 문제될 게 없다고 결론지었다. 세 가지 대상(뉴스 검색, AiRS 뉴스 추천, 연예·스포츠 기사 추천 서비스)을 네 가지 측면(데이터, 자질 및 알고리즘, 서비스 공개, 전 과정에 걸친 절차)에서 검토한 후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그런데 기자간담회 자료를 유심히 읽어보니 뉴스 알고리즘은 포털의 인터넷뉴스서비스가 지향해야 할 저널리즘 가치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유통사업자의 입장만 중시했다.
먼저, 검토위원회는 전산학적 관점에서 알고리즘을 검토하는 것에 그치지 않겠다 했지만 이는 허언에 불과했다. 위원회는 자신의 활동방향이 뉴스 가치에 대한 사회적 개념을 검토하고 이의 실현에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점검하며 이를 시스템과 연결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자료 어디에서도 뉴스 가치에 대한 사회적 개념 논의에 관한 내용을 찾을 수 없었다. 자료에서 언급된 자질(feature)이란 균형성, 중요성, 사실성 등 뉴스 신뢰도를 구성하는 저널리즘 가치 요인들을 의미할 터인데, 검토위원회는 종합만족도를 기반으로 질의-문서 연관도 중심으로 자동 추출되고 있다는 것만 밝혔을 뿐이다.
둘째, 에어스(AiRS)가 추천하는 기사가 다양한 관점의 기사 그리고 여러 언론사가 작성한 기사에 접근할 기회를 제한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에어스는 네이버 이용자의 뉴스콘텐츠 소비 습관을 관찰하고 분석해 특정 관심사를 지닌 이들이 선호할 것으로 예측되는 콘텐츠들을 선별해서 보여주는 인공지능 기반의 추천 시스템이다. 이에 부정적인 이들은 에어스가 뉴스 이용자의 정치적·사회적 고정관념과 편견을 더 강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는데 이러한 문제제기를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일축한 셈이다. 그런데 무엇을 근거로 정치 뉴스에 대한 선택적 노출과 정치 극화 간에 관련성이 없다고 설명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다.
셋째, 검토위원회는 네이버가 매체 유형에 따라 차별적인 알고리즘을 적용했다고 고백했다. 연예·스포츠뉴스 매체의 전문성을 평가해 가산점을 주고 실시간 업데이트와 최신성을 중시한 반면 종합지 뉴스 배열 알고리즘의 경우 이러한 요인을 반영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러한 뉴스 알고리즘 체계를 통해 뉴스 생태계의 관리와 유지라는 공적 책임을 수행할 수 있다고 강변한다. 네이버 뉴스 알고리즘은 종합언론사의 뉴스 가치 판단과 취재 노력을 존중하지 않으며, 뉴스가 독자의 사회적 현실 지각에 주는 영향력에도 무관심하다.
네이버는 뉴스 알고리즘 공개를 통해 뉴스가 사업적 이익을 얻기 위한 도구적 수단이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미디어의 사회적 책임이나 도덕적 책무 이행에 대한 의지를 전혀 읽을 수 없다. 뉴스에 대한 철학이 부재한 그저 유통사업자를 위한 알고리즘일 뿐이다.
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의 전체기사 보기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