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PD들이 연예기획사로부터 방송출연 등을 대가로 주식이나 금품을 받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그동안 소문으로만 나돌던 연예계 ‘홍보비’ 관행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서울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규헌)는 지난 11일 가요 프로그램 출연 명목으로 신인가수 매니저 등으로부터 67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황용우 전 MBC PD를 구속한 데 이어, 케이블TV m.net 제작본부장 김종진씨가 가수 유승준씨와 인기그룹 ‘코요테’‘파파야’의 매니저로부터 53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잡고 지난 14일 구속했다. 황 전 PD는 가요 프로그램인 ‘음악캠프’를 담당하면서 모 신인가수 매니저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지난해 일부 알려지면서 사표를 제출했었다.
검찰은 또 모 지상파 방송 부장급 PD 한 명도 지난해 G연예기획사로부터 소속 가수를 출연시켜달라는 청탁과 함께 회사주식과 고급승용차 1대를 제공받은 혐의를 잡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 PD는 지난 13일 회사에 10일간 휴가를 내고 현재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상태다.
연예기획사에 대한 압수수색 등 검찰의 수사가 확대되면서 방송사 간부들이 연예기획사로부터 주식을 받은 혐의도 포착되고 있다. 검찰은 PD 출신인 방송단체 고위 간부가 부인 명의로 SM엔터테인먼트 주식 6000주를 액면가인 5000원에 매입한 사실을 확인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간부는 SM엔터테인먼트가 코스닥 등록을 하기 2개월 전인 2000년 2월에 공모가(1만2000원)의 절반 가격에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간부는 회사측에 “현업을 떠난 지 오래돼 전혀 로비 대상이 아니다”며 “부인이 아는 사람을 통해 투자한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가 코스닥 등록을 앞둔 2000년 초 방송사 간부들과 PD들에게 상당수의 주식을 액면가 5000원에 매각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의 2000년 2월 주주명부에 따르면 방송단체 고위간부 부인, 가요프로그램 구성작가, 개그우먼, 방송진행자 등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은 2000년 4월 27일 코스닥 등록 당시 공모가가 1만2000원이었으나 연이어 상한가를 기록, 40여일 뒤인 6월 7일에는 7만3400원까지 주가가 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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