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기자협회 소속 기자 10명 중 6명이 회사나 업무상 방문한 장소에서 성폭력을 당했거나 목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기자의 85%가 성폭력에 노출됐다고 응답해 남기자(50.2%)보다 피해 경험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전남기자협회가 지난 6월25일부터 3일간 주재기자를 제외한 332명 중 설문에 응답한 227명(남 173명·여 54명)을 대상으로 성폭력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자들은 회사나 출입처 등 장소를 불문하고 다양한 형태로 성폭력을 경험했다.
특히 성적인 농담과 이야기에 많이 노출됐다. 기자들의 16.7%가 회사에서 성적 농담과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고 응답했고 업무상 방문 장소에서도 21.6%가 그런 경험을 했다고 답했다. 목격한 경우도 많았다. 회사에서, 업무상 방문 장소에서 성적 농담과 이야기를 목격한 이들의 비율은 각각 16.7%, 21.1%에 달했다. ‘외모, 옷차림, 몸매 등을 평가하는 말을 건네거나 지속적으로 언급한다’ ‘위아래로 훑어보거나 특정 신체 부위를 쳐다본다’는 질문에 본인이 당했거나 목격했다고 답한 비율 역시 높았다.
특히 여기자의 경우 회사에서 ‘상사 옆에 앉기, 술시중’(18.5%)을 했거나 업무상 방문 장소에서 ‘상대방이 의도적으로 내 몸에 신체적 접촉을 하려고 해 모욕감을 느낀’(27.8%) 경험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성폭력을 당하고도 기자들은 ‘별다른 반응이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26.9%)고 답했다. 노조나 감사실에 알리거나 외부의 도움을 받은 경우는 3%를 넘지 않았다. 기자들은 그 이유로 ‘대수롭지 않아하는 조직 분위기’(34.5%)를 가장 많이 꼽았다. 실제로 후속 대응을 했더라도 회사나 업무상 방문 장소 모두 어떤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 때문에 기자들은 피해가 발생했을 때 상담·조사는 ‘사내 성 관련 담당 부서나 감사 담당 부서’(7.9%)보다 ‘성희롱 전담 외부 전문기관’(63.4%)이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봤다. 광주전남기자협회에 설치될 성희롱·성폭력 대응 기구와 관련해선 ‘피해자 보호 및 가해자 징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45.4%), ‘피해 상담 및 외부 전문기관 연결’(27.3%)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강아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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