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되는 남북언론 교류-그동안 이랬다

97년 언론사 방북 러시로 교류 본격화, 99년 서해 교전으로 주춤...6.15 이후 활기

방북 언론사 사장단과 북측의 합의로 앞으로 남북 언론교류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이전에도 남북 언론교류는 간헐적으로 이어졌다.

남북 언론교류가 본격화 한 것은 지난 97년 각 언론사의 방북 러시부터다. 그러나 당시 언론인들의 북한행은 취재목적이 아닌 문화유적 답사 및 풍물기행 등으로 제약을 받았고 언론사간의 과당경쟁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이루어졌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같은 분위기마저 99년 서해교전 등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물밑으로 가라앉았다가 이제 다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언론인들의 방북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97년 이전에도 몇차례 방북이 허용된 사례는 있다. 제 3국 국적이나 영주권을 가진 한국 언론인들의 입북 취재가 제한적으로 허용됐으며, 92년 9월 평양에서 개최된 남북고위급 회담 공동취재나 96년 나진·선봉투자포럼 기자단 방북취재 등 몇 차례의 방북취재는 이루어졌다.

통일부에 따르면 89년 남북교류협력법이 생긴 이후 현재까지 언론·출판 분야의 북한주민접촉 신청은 300여 건이고 이 가운데 260여 건, 1000여 명에 대해 접촉 승인이 났다. 올해 들어서만 28건, 189명에 대해 북한주민 접촉신청을 내주었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언론출판분야의 경우 북한주민 접촉신청에 대해서는 95% 이상 승인을 해주고 있다”며 “대부분의 주요 언론사의 경우 1년 동안 유효한 북한주민 접촉승인을 받아 대북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북신청의 경우는 북한주민 접촉신청에 비해 극히 수가 적다. 방북신청은 기본적으로 북한의 초청장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현재까지의 방북신청 건수는 총 30여 건이며, 이중 불허되거나 승인 후 미성사된 경우 등을 제외하고 실제 방북이 이루어진 것은 21건이었다.

개별 언론사 차원에서 제일 먼저 북한을 방문한 건 중앙일보다. 중앙일보는 97년 9월과 12월, 98년 7월과 8월 등 4차례에 걸쳐 북한을 방문한 후 유홍준 교수의 ‘북한문화유산 답사기’ 등을 장기 연재했다. 특히 4차 방북 때는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이 언론사 사장으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 노동신문을 방문하는 등 언론분야 교류를 제안하기도 했다.

중앙일보에 이어서는 MBC가 금강산 촬영 등 TV프로그램 제작 협의 및 현지답사를 위해 97년 10월 방북했다. 이어 경향신문이 남북문화정보화사업및문화유적 답사를 목적으로 경향신문 산하 한민족문화네트워크연구소 명의로 북한의 초청장을 받아 98년 8월과 10월 2차례에 걸쳐 방북했으며, 동아일보가 98년 8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언론교류, 문화유적 답사 및 취재 등을 목적으로 방북했다. 2차 방북단에는 김병관 동아일보 회장도 포함됐다.

이외에도 리틀엔젤스 예술단 공연 동행취재를 위해 세계일보가 98년 5월 방북했으며, 한겨레가 언론교류 및 인도적 대북지원 협의 및 취재를 목적으로 98년 11월 방북했다. 당시 권근술 한겨레 사장도 방북단에 포함돼 북한의 통일신보사와 협력의향서를 교환하기도 했다.

이같이 98년 활발하게 이루어진 언론사의 방북도 99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가라앉고 말았다. 99년의 경우 언론분야의 방북은 월간말이 북한 학교생활 및 남북출판교류 협의를 목적으로 평양 및 백두산 등을 방문한 것과 SBS가 ‘조경철 박사의 귀향’ 프로그램 제작 차 평양을 방문 한 것 등 2건에 불과했다.

올해 들어서는 월간말이 4월 주요인물 인터뷰 등 취재를 목적으로 방북했으며, MBC가 ‘현미, 남보원의 이산가족 상봉’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이 달 평양을 방문했다. 이외에 KBS가 ‘백두에서 한라까지’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방북을 추진 중에 있다.

개별 언론사 차원의 방북이 성사되면서 남북 언론교류가 활발해지기 시작한 98년부터는 북한제작 영상물의 국내 방영 등 방송교류도 활발해졌다.

제일 처음 방영된 북한 영화는 98년 9월 SBS를 통해 방영된 ‘안중근 이등박문을 쏘다’. 지상파를 통해 처음 방영된 북한영화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어 KBS가 10회에 걸쳐 ‘임꺽정’(98.10.17∼11.15)을 방영했으며 MBC가 ‘온달전’(99.1.3), ‘평양교예단 공연실황’(99.2.15) 등을 잇따라 방영했다. 이후 침체되는 듯하던 북한 영상물 상영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다시 활발해져 SBS와 MBC가 최근 각각 98년 수입했다가 방영을 보류했던 ‘홍길동’(6.9), ‘사랑 사랑 내사랑’(6.10) 등을 방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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