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4대 마약을 끊어라>는 적폐청산의 역사적 의미와 경제적 효과에 대해 권태호 한겨레 기자가 묻고,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답하는 형식의 대담집이다.
유 교수는 이명박 정권 시절 방송, 기고, 강연 등을 통해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다 국정원으로부터 해고 압박을 받기도 했던 경제학자다. 권 기자는 이명박-박근혜 경선과 대선을 취재하고 이명박 취임 후 청와대를 출입하며 이명박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이 책은 진정한 적폐청산은 ‘박정희 신화’로 상징되는 60년 묵은 낡은 성장체제의 유산을 벗어던지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들은 낡은 유산의 폐해가 집약된 것이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9년이었다고 지적하면서 경제민주화를 통해 소득재분배와 공정경쟁의 시대로 가자고 주장한다.
유 교수는 한국 경제의 적폐를 ‘4대 마약’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투자 만능주의, 수출 우선주의, 단기 성과주의, 선택과 집중 등 4대 마약은 한때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이었지만 지금은 변화를 가로막아 한국 경제를 깊은 수렁에 빠뜨리고 있다는 게 유 교수의 생각이다.
유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인 소득주도 성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최저임금 인상, 정규직 전환, 세금인상, 보편복지 문제 등에 대해서도 설득력 있는 조언을 하고 있다. 유 교수는 소득주도 성장은 가보지 않은 길이라며 시행착오에서 배운다는 자세로 조급함을 경계하라고 충고한다.
권태호 기자는 책 에필로그에 “지난해 연말, 출판사로부터 ‘이명박 구속은 적폐청산의 끝이 아니다’라는 가제로 유종일 교수를 인터뷰해 책을 내는 기획에 함께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명박 청와대를 출입한 내가 마치 아무 상관없는 사람처럼 그런 식의 인터뷰를 진행해도 되는가’라는 자책과 ‘이명박 청와대를 출입할 때, 기자로서 다하지 못한 것을 이렇게라도 갚아야 하는 건가’라는 두 마음이 다퉜다. 그래서 이 책 행간에는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는 알지 못했던, 10년 전 기자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반성과 참회가 서려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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