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때마다 당선예정자와 실제 당선자가 빗나가면서 큰 혼란을 불러일으켰던 방송사의 선거 예측조사가 이번에는 대부분 지역에서 적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 3사는 지방동시선거가 있은 지난 13일 오후 6시부터 동시에 개표방송에 들어가며 각 방송사별로 실시한 예측조사 결과를 내보냈다. KBS와 SBS는 16곳의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민련의 비율을 11:4:1 이라고 예측해 16개 지역 모두 개표 결과와 같았으며, MBC는 12:3:1로 예측해 결과가 다소 빗나갔다. 예측이 엇갈린 지역은 제주로 SBS는 정확하게 우근민 민주당 후보의 우세를 점친 반면, KBS는 민주당 우근민 후보가 0.4%포인트 차로 앞서면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며 판단을 유보했고, MBC는 한나라당 신구범 후보가 오차범위내인 1.6%포인트 앞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방송사는 예년과 달리 예측 결과가 오차한계 내에 있음을 명확하게 밝히며 신중하게 보도하는 자세를 견지했다.
이에 앞서 KBS는 코리아리서치센터와 미디어리서치, MBC는 한국 갤럽, SBS는 TN소프레스와 함께 투표에 들어가기 앞서 수 차례에 걸쳐 전화여론조사를 하는 등 예측조사를 실시했다. 또 KBS와 SBS는 경합지역에 한해 출구조사를 실시했으며, KBS와 MBC는 이번에 처음으로 핸드폰을 이용한 모바일 조사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같이 방송사의 예측조사가 예년에 비해 적중률이 높았던 것은 각 방송사들이 전화조사의 표본을 늘리거나 모바일 조사를 도입하는 등 예측조사를 보완하고, 신중한 보도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의 경우 예년에 비해 접전지역이 많지 않고, 대통령 아들 비리 등으로 인해 민주당에 대한 민심이 돌아서면서 한나라당 돌풍이 일찌감치 예견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방송 3사는 지난 96년과 2000년 총선, 98년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매번 상당수 지역의 당선자를 맞추지 못해 커다란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96년 15대 총선 당시에는 39개 선거구의 예상자와 당선자가 뒤바뀌었으며 2000년 16대 총선에서는 방송 3사 모두 제1당을 한나라당이 아닌 민주당으로 예측한 것을 비롯해 20여 곳에서 당선자를 맞추지 못해 사과방송을 내보내는 등 대형 오보사태를 빚었다.
박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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