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한 언론·진지한 기자 환영"

히딩크 눈에 비친 한국언론

“했던 질문 반복” “축구 잘 모른다” 혹평도





히딩크는 한국 언론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히딩크 감독이 자신과 축구국가대표팀에 대한 언론의 보도태도에서 어떤 인상을 받았는지가 새삼 관심사다.

부임 이후 축구대표팀의 전력을 놓고 일희일비해 온 언론보도로 ‘냉·온탕’을 오가야 했던 히딩크 감독으로선 그 동안 하고픈 말이 없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역시 주변 사람들에게 언론과 관련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허진 축구국가대표팀 언론담당관이 저널리즘 평론 최근호에서 소개한 데 따르면 히딩크는 한국 언론에 대해 “축구를 잘 모르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히딩크 감독은 축구 보도와 관련한 언론의 ‘무성의’를 공개적으로 꼬집기도 했다.

월드컵을 20여일 앞둔 지난달 초 사회 분위기가 ‘썰렁’하고 스포츠신문들이 야구에 더 관심을 갖자 “외국에서는 월드컵이 코앞에 닥쳐 모든 언론이 월드컵 얘기뿐인데 정작 개최국인 한국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과연 한국이 월드컵 개최국 맞느냐”며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그는 또 연예, 오락 등에 스포츠와 버금가는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 국내 스포츠신문을 사례로 들면서 국내 스포츠저널리즘에 의문을 제기한 적도 있다고 한다.

기자들을 상대하면서 느낀 불만도 적지 않은 듯 했다.

지난달 초 한 회견을 마친 뒤에 “(기자들이) 했던 질문만 반복한다”며 투덜거렸다고 한다.

반면 축구협회 관계자들에게 “파파라치 같은 기자한테는 일부러 무례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나 정말 진지한 기자의 질문에는 나 스스로 도취해 긴 답변을 늘어놓을 때가 있다”고 털어놓은 적도 있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달 초 훈련 공개문제를 놓고 기자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과정에서 기자들이 정보 제한 문제를 지적하자 히딩크는 “축구 기사는 창의적인 것이다. 창의적인 기사거리를 가지고 내게 물어온다면 내 머리 속의 수 백가지 주제들을 모두 내놓지 않을 리가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그는 지난 1일 월드컵 축구대표팀 최종 명단이 공식발표 이전 일부 언론에 먼저 보도되자 “신중한 언론은 환영, 신중하지 않은 언론은 사절”이라며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동원 기자 [email protected] 김동원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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